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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냠냠사거리] 미각의 여행 <토도스>
  • 남예은 기자
  • 승인 2021.11.01 08:17
  • 호수 6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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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바라보던 겨울이었다. 겨울을 바라보는 지금과 같은 날씨였고, 지금처럼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21살, 고등학생의 티를 못 벗은 20살을 지나 성인임을 깨달았다. 대학생이라면 꼭 여행을 가보라던 주변 어른들의 말에 해외여행을 계획했다.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복학하기 전 돈을 모아 홀로 여행을 꿈꿨다. 하지만 어느 정도 재정이 갖춰졌을 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짧게 지나갈 유행병인 줄 알았는데 복학 시기가 다가와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여행 계획은 무산됐고, 마스크를 쓴 채 일상을 보내게 됐다. 아쉬움과 무료함이 몰아치던 그때 새로운 음식이라도 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원에서 맛볼 수 있는 새로운 음식점을 찾기 시작했고 베트남 음식, 태국 음식, 인도 음식 등등 많은 후보 가운데 멕시코 음식인 타코를 선택했다. 지금 와서 왜 타코를 선택했나 생각해보면 그냥 가장 이색적이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던 것 같다. 마침 학교 근처 창원 가로수길에 후기 좋은 타코 식당인 <토도스>가 있었고, 그곳에 가기로 약속을 잡았다. 가게에 발을 들인 순간 맡아본 적 없는 향이 났다. 시간이 지난 지금도 아직 그 향이 기억난다. ‘멕시코에 가면 이런 냄새가 날까?’라는 생각이 드는 향이었다. 나의 첫 멕시코 경험이다. 그 향을 맡은 순간, 멕시코 행 비행기에서 내린 기분이었고 마음이 들떴다. 생경한 냄새에 이색적인 비주얼의 음식들이 후각과 시각을 자극했다. 추천 세트 메뉴를 주문했고, 냄새만큼 맛있는 음식에 가본 적 없는 멕시코를 사랑하게 됐다.

여행의 묘미는 무엇일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기자는 “음식”이라고 생각한다. 그 나라의 문화와 색깔을 함축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이 음식이다. 더운 나라는 향이 세고, 자기주장이 강하다. 한 나라 안에서도 지역에 따라 음식의 맛은 눈에 띄게 차이가 난다. 우리나라만 해도 경상도 음식은 자극적이고 강하지만 위쪽 음식은 심심하고 시원하다. 이런 음식의 맛 차이는 해당 지역의 색깔을 담고 있다. 사람들의 특성, 기후의 특성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그려지는 경상도의 이미지와 경상도 지역의 음식은 많이 닮아있다. 이렇듯 음식은 그 지역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생각한다. 기자가 멕시코를 가보지 않았지만, 타코를 먹으며 멕시코를 여행했다. 맛과 향으로 상상 속 멕시코를 그렸다. <토도스>에 있는 시간만큼은 여행객이었다. 다양한 메뉴를 먹어보며 그 문화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기자는 이날을 계기로 여행의 정의를 새로 내리게 됐다. 직접 가보는 여행과 음식, 책, 미디어로 떠나는 여행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현실적으로 해외여행이 힘든 요즘, 색다른 경험을 통한 환기가 필요하다면 맛으로 떠나는 해외여행을 추천한다.

남예은 기자 nye1971@changw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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