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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존재하시나요?
  • 남예은 기자
  • 승인 2021.10.11 08:00
  • 호수 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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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자신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확신할까? 기자는 어렸을 적부터 현실감각이 없었다. 공상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했다. 말 그대로 특이한 아이였고, 사람들은 웃기도 의아해하기도 했다. 머리가 크고 사회적 교감을 통해 ‘내 생각’이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죽는다는 건 뭘까?’, ‘왜 숨은 코로 쉴까?’, ‘내가 보는 노란색이 친구한테도 똑같은 노란색으로 보일까?’ 등등 쓸데없는 질문에 빠져 며칠 심하면 몇 달을 고민했다. 하지만 점점 현실이 다가오기 시작했고, 쓸데없는 질문에 대한 쓸데없는 답을 할 시간이 없어졌다. 입시라는 모든 한국 학생들의 숙제를 해내기 위해 잠시 공상은 뒤로 미뤘다. 그런데도, 딱 한 가지 ‘사람들은 자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어떻게 확신할까?’라는 질문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이 질문을 처음 떠올린 시점은 정확히 떠오르지 않는다. 초등학교 고학년쯤으로 생각되는데, 그때는 마냥 신기했다. ‘내가 만화 속에 들어 있는 건 아닐까? 근데 주인공이 아니라 지나가는 행인6이라면?’이라고 생각의 꼬리를 물며 존재에 대해 생각했다. 그 질문은 중학교를 진학해서도, 고등학교를 진학해서도 마음 한편 속에 남아 불쑥불쑥 튀어나왔다. 입시를 겨우 해내고 시간의 여유가 생기니 그 질문이 머릿속 한가운데를 차지했다. 대부분 자기 전에 온갖 공상을 할 것이다. 기자는 온갖 공상 중 최종적으로 도달하는 질문은 항상 ‘나는 존재할까?’이다. 한 번은 영화를 본 적이 있다. <미스터 노바디>라는 제목의 영화로, 선택과 그로 인한 다중의 삶을 보여준다. 이 영화를 보고 존재에 대해 더 모호해졌다. 주인공이 갈림길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선택하게 되고, 그로부터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여기서 ‘내가 선택하지 않은 다른 것을 선택한 세계에서의 나는 과연 나일까?’라는 의문이 든다. 전혀 생산적이지 않고 쓸데없는 질문이다. 어디 가서 이런 화두를 꺼내면 왜 저러냐는 반응을 얻을 게 뻔해 선뜻 꺼내지 않는다. 하지만 정말 궁금하다. 다른 사람들은 이 질문에 대해 어떻게 답을 내릴지, 똑똑한 사람들은 뭐라고 결론 지을지 심히 궁금하다. 기자는 깊은 철학적 식견이 있지도, 우주의 원리를 이해하고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 질문에 대해 답을 얻을 수 있을지 확신하기 어렵다. 그런데 학문적 식견이 높다고 이 질문에 명쾌한 답을 내리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기자는 묻고 싶다. 당신은 존재하시나요? 그것을 어떻게 믿으시나요?

당신의 확신이 기자의 오랜 의문을 해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기자는 이 질문에 답을 해줄 사람이 소울메이트라고 생각한다. 어딘가 숨어있을 소울메이트님. 얼른 나타나 답해주세요. 당신은 왜 존재한다고 확신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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