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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벨 시대! 친환경 소비 트렌드
  • 강선미 기자
  • 승인 2021.09.27 08:00
  • 호수 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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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업계는 ‘무라벨’ 열풍이다. 무라벨은 생수, 음료, 식품 등 여러 분야를 넘나든다. 이는 환경 문제를 앓는 지구를 구하기 위한 친환경 소비 트렌드에서 비롯된 결과이다. 과연 무라벨로 어떻게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 오늘은 이러한 무라벨에 대해 샅샅이 살펴보고자 한다.

무라벨의 의미

무라벨(Label free)은 말 그대로 라벨이 없는, 페트병 용기 등에서 비닐 라벨을 제거한 상태를 뜻한다. 기존 라벨 제품이 정보를 중시하는 디자인이었다면 무라벨 제품은 환경을 고려한 디자인이다.

 

무라벨의 시작은 어디일까?

연관 깊은 것은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정책이다.

연간 플라스틱류 폐기물이 지속해서 증가하는 한편, 페트병은 가장 활용도가 높은 폐기물로 꼽힌다. 특히 투명 페트병은 고품질 페트(PET) 재생원료로서 의류, 가방, 신발, 화장품 용기 등 여러 제품으로 재탄생 할 수 있다. 이러한 원료를 얻기 위해서는 라벨을 제거한 투명 페트병을 플라스틱과 따로 구분해 배출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라벨을 떼지 않고 유색·무색 관계없이 혼합배출을 하는 경우가 많아 원료를 얻기 쉽지 않았다. 다른 나라로부터 수입하기도 했다. 그러던 지난해 12월 25일(금)부터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정책이 부분적으로 시작됐다. 간략한 정책 내용은 투명 페트병과 플라스틱을 구분해 배출하고 페트병을 버릴 때 속을 깨끗이 비우고 라벨을 모두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오는 12월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일일이 라벨을 떼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생긴 셈이다. 쉽게 떼어지지 않는 라벨도 있다. 그렇다고 라벨을 제거하지 않으면 재활용이 어려워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이에 업계는 무라벨에 주목했다. 편의성뿐만 아니라 환경보호까지 내세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다. 라벨을 떼어내는 것만으로 약 76t의 포장재와 연간 2,460t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여 재활용할 수 있다.

흥미로운 사실로, 정책이 시행되기 전 이미 롯데칠성음료가 지난해 1월 ‘아이시스 ECO’ 무라벨 생수를 출시한 바 있다. 결과 약 6.8t의 포장재 폐기물을 줄였고 1,010만 개의 아이시스가 팔렸다. 정책이 시행되고서는 더욱 매출 효과를 봤다.

이후 정책이 시행되면서 업계는 브랜드 차별화를 고려하기보다 너도 나도 라벨프리를 선언했고 지금에 이르게 됐다. 결국 무라벨의 시작은 아이시스 ECO였지만 불을 지핀 것은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친환경 소비 트렌드

무라벨이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전제에 친환경 소비 트렌드가 있다.

세계적으로 환경과 기후 문제에 대한 우려가 증가함에 따라 친환경 제품을 소비하는 추세가 도래했다. 요즘 소비자는 환경에 끼칠 영향을 생각해 제품을 선택하고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기업을 선호한다. 특히 공익적 의미가 담긴 상품에 가치를 부여해 구매하는 MZ세대의 가치 소비문화는 시장과 업계의 흐름을 바꾸는데 한몫했다. 이제는 제품 품질, 기능보다 환경, 윤리 등의 요소를 복합적으로 고려해 소비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에 발맞춰 업계는 ▲환경보호·생태계 균형 등을 고려하는 그린마케팅(Green marketing) ▲기업 경영활동과 사회적 이슈를 연계하는 코즈마케팅(Cause marketing) ▲환경보호·사회공헌·윤리경영을 준수하는 ESG 경영(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등에 열을 가했다.

무라벨도 그런 흐름 중 하나이다. 소비자는 일상의 소비(무라벨)를 통해 환경문제에 동참할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무라벨은 배출의 편의성과 재활용의 효율성을 높여 자원 순환에 도움을 준다. 제대로 된 분리배출이 이뤄진다면 500 ML 페트병 12병으로 일반 티셔츠 한 벌을 만들 수 있다. 일상의 당연한 소비가 지구를 구하는 한걸음이 된다.

 

무라벨 사례 모음 ZIP

환경보호에 매출까지, 업계는 무라벨 열풍이다. 그 자체가 하나의 경쟁력이 됐다. 더하여 업계는 페트병 경량화 등 다양한 친환경 전략을 취하고 있다. 분야별로 사례를 간략히 살펴보자.

<생수>

무라벨 열풍의 근원지 생수. 국내 시장점유율 3대 생수 업계 모두 무라벨 생수를 선보였다. 제주개발공사의 삼다수는 ▲무라벨 ▲투명 페트병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무색병 ▲친환경 합성수지를 사용한 무색 뚜껑의 3무를 도입해 친환경 이미지를 높였다.

롯데칠성음료는 정책에 앞서 ‘아이시스 ECO’ 무라벨 생수를 출시한 이후, 뚜껑에 부착했던 라벨마저 제거해 폐기물이 전혀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농심은 연말까지 페트병 경량화와 함께 백산수 전체 판매의 50%를 무라벨로 전환해 연간 60t 이상의 라벨과 플라스틱 사용량 약 17%를 절감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롯데마트 자사의 ‘초이스엘 세이브워터 에코’, CU 자사의 ‘헤이루 미네랄워터’ 등 많은 무라벨 생수가 출시됐다.

이러한 생수 업계의 무라벨 열풍은 음료, 식품, 화장품 분야까지 번진다.

<음료>

동원F&B는 국내 차 음료 브랜드 중 최초로 라벨을 뗀 ‘에코보리’를 출시했다. 기존 페트병 대비 무게를 25% 줄여 플라스틱을 절감했고 비닐 대신 종이박스를 이용해 묶음 포장을 했다.

코카콜라는 탄산음료 중 최초로 라벨을 제거한 ‘씨그램’ 탄산수를 출시했다. 기존 제품은 초록색 라벨지로 제품을 표현했으나 용기 색을 없애고 페트병을 경량화해 연간 445t의 플라스틱 절감 효과를 더했다.

빙그레는 커피 제품 중 최초로 라벨을 제거한 ‘아카페라 심플리’를 출시했다. 용기 감량 설계를 통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였고 친환경적인 수축라벨 포장재를 사용했다.

<식품&화장품>

우선 식품 사례이다.

대상 청정원은 라벨을 제거한 ‘두 번 달여 더 진한 진간장 골드’를 출시했다. 페트병은 2·3번 세척으로 옷의 원료나 식품 용기로 재활용 되도록 설계했고, 묶음용 포장재는 100% 사탕수수로 만든 친환경 지함을 사용했다. 풀무원다논의 ‘풀무원다논 그릭’은 측면 라벨을 전부 제거하고 필수 정보 표기 사항을 상단 덮개로 옮겼다.

다음은 화장품 사례이다.

토니모리는 뷰티업계 최초로 라벨을 제거한 ‘원더 비건 라벨 세라마이드 모찌 진정 토너’를 출시했다. ‘지구를 위한 용기, 피부를 지키는 비건’이란 슬로건 하에 성분에서 용기까지 친환경 트렌드를 고려했다.

 

무라벨 현 상황

무라벨이 소비자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지만, 이면의 고민거리도 있다.

우선 필수정보 표기 문제다. 무라벨은 친환경 면에서 분명 탁월하다. 그러나 제품의 상세 정보를 알기 어렵다. 제품에는 보통 라벨 형식의 품질 표시가 들어간다. 품질 표시란 합리적인 소비를 보장하기 위해 제품에 품질·용법 등에 관한 정보를 기재하는 것이다. 무라벨 제품은 뚜껑이나 묶음용 포장재를 활용하는데, 대부분 묶음용 포장재이다. 많은 필수 정보를 뚜껑에 담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단품으로 무라벨 제품을 구하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주로 대형마트나 온라인 쇼핑몰에서 묶음단위로 팔린다. 무라벨 제품에 대한 소식을 듣고 편의점에 찾아가도 제품이 없는 것은 이 때문이다.

다음은 브랜드 차별화 문제다. 생수와 음료의 경우 라벨 없이 무색 병으로 출시하면 브랜드를 구분하기 어렵다. 무라벨 초기에는 라벨 제품과 차별화돼 눈에 잘 띄었으나, 너도 나도 무라벨을 하는 지금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라벨이 사라지며 제품의 특색을 나타낼 공간이 사라졌다. 이에 뚜껑에 브랜드 상징색을 새기거나 페트병 경량화 등의 가치 마케팅을 통해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마케팅이라 해도 비슷한 경우가 많아 여전히 업계는 고심 중이다.

 

올바른 분리 배출법!

지난 7월부터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정책을 어길 시 최대 3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그러나 상당수가 제도를 알지 못하고 라벨을 붙이고 배출한다. 오는 12월부터는 전국적으로 시행되니 올바른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방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제대로 기억하고 실천해서 함께 지구를 지켜보자.

우선 페트병과 플라스틱 용기에 든 내용물을 깨끗이 비워야 한다. 안의 내용물이 흘러 다른 쓰레기마저 오염시키면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도 불가능하게 된다. 다음으로 각종 라벨을 제거해야 한다. 만약 제거가 어렵다면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면 된다. 마지막으로 플라스틱류와 투명 페트병을 분리해 배출해야 한다. 투명 페트병은 찌그러트리고 뚜껑을 닫아 버리면 된다. 원칙상 뚜껑은 따로 분리배출 해야 하나, 페트병 내부로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제거하지 않는 편이 좋다. 이물질이 들어가면 고품질 재생원료로 재활용할 수 없다. 또한 투명 페트병이라도 글자나 상표가 겉면에 인쇄된 것은 별도 분리대상이 아니며 유색 페트병과 페트용기는 플라스틱에 배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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