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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해서 나라 지키는데, 밥은 제대로 먹게 해줍시다!
  • 추재웅 기자
  • 승인 2021.06.07 08:00
  • 호수 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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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 군대의 부실급식에 대한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재작년부터 사병 개인 휴대폰 사용이 가능해지면서, 일반인들은 알 수 없었던 군 내에서의 사병들의 생활들도 여러 경로로 알려지곤 했다. 그러나 각종 보안 문제를 포함해 책임 간부들의 체면 문제 때문에 사병들의 열악한 군 생활에 대한 폭로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또한 사병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이에 대해 제보를 하면 “휴대폰 사용으로 인해 사병들의 기강이 무너지고 있다”, “나라 지키는 군인이 그것도 못 참냐"라는 의견들도 있어 쉽게 무시되곤 했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폭로가 이어지고 공론화가 되면서 국방부도 심각성을 인지하고 제도 개선을 하려 한다고 한다. 군인이 한 끼 식사를 제대로 못하는 것에 얼마나 많은 문제가 얽혀있는지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논란의 시작점

지난달 SNS 채널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한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의 내용은 함안 39사단의 조식 메뉴와 그 사진이었는데, 도저히 나라를 지키는 군인이 먹는 식사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작은 식판에는 꾹꾹 눌러 담은 밥과 손바닥 정도의 김치, 그리고 한 두 입이면 사라질 것 같은 달걀찜이 있었다. 이 사진은 국군 장병들을 포함한 모든 국민들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했고, 이것을 시작으로 군 내 부실급식과 사병들에 대한 처우, 더 나아가 군납비리 등 그동안 일반인들은 알 수 없었던 국군의 여러 가지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대한민국 군인에게 한 끼 식사란

군 내에서 결식이란 아무 이유 없이 끼니를 거르는 것을 말한다. 사병이 결식을 하면 크고 작은 징계를 받기 마련이다. 하루 세 끼 중 한 끼 정도는 걸러도 생활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데 왜 징계를 받을까? 바로 균형 잡힌 영양공급과 규칙적인 생활을 위함이다. 또한 군인은 단체생활이 기본이기 때문에 식사도 함께하는 문화가 자리 잡혀 있다. 다 같이 식사를 하러 가는데 한 명이 개인행동을 하여 문제가 생기면 결국엔 그를 챙기지 못한 모든 부대원들의 책임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결식은 비전투 손실을 유발하는 행동으로 지휘관들은 결식한 부대원에게 명령 불복종의 이유로 징계를 내린다. 그만큼 군인에게 식사는 모든 작전의 토대가 되며 건강하게 나라를 지키는 바탕이 된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는 건 군대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군납비리?

이번 부실급식 사태로 그동안 숨겨졌던 군납비리 논란 또한 세상에 알려졌다. 군대를 갔다 온 사람이라면 군 내에서 크고 작은 비리가 있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군대에 지급되는 각종 군수물자는 군납업자들이 군부대에 입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군납업자들은 물자 가격을 터무니없이 올리고 국방부의 군수담당실무자들에게 뇌물을 수수하고 군납업자들은 높은 가격으로 국방부에 자신들의 물건을 매각한다. 이것을 과거에는 방위산업비리, 현재는 군납비리라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군수물자는 고가의 전투장비, 화기뿐만 아니라 의류, 식자재 모두를 포함한다. 군법개정으로 과거에 진행됐던 몇천억 단위의 비리는 현재는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몇십 억 단위의 의류와 식자재 납품 비리는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 현재 사병 식사 한 끼 당 급식비는 약 2,930원으로 초등학생 평균 급식비인 3,768원보다 적다. 그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식자재 횡령으로 그마저 줄줄 새고 있다고 한다.

 

논란의 또 다른 피해자

군대 부실급식 논란이 계속된 가운데 국회의원이 군대를 방문하는 날에 삼겹살을 비롯해 동그랑땡, 해물 된장찌개 등 특식을 제공해 공분을 사고 있다. 이는 평균 한 끼 식사 비용의 3배가 들어간 것으로 드러나 부실급식 논란을 무마하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6일(수) 국민의힘 소속 국방위원은 경기도 화성의 육군 51사단 예하 부대를 찾아 병영생활을 점검했다. 당시 오찬 메뉴는 삼겹살, 해물 된장찌개, 상추쌈, 배추김치 등이다. 이채익 의원의 페이스북엔 해물 된장찌개에 큰 꽃게도 있었다. 해당 군부대 관계자는 “마침 야당 의원들이 삼겹살데이에 방문해 특식이 제공됐을 뿐”이라며 “급식이 잘 나오는 것처럼 속이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해당 급식은 평소 제공되는 급식의 3배가량 비싼 메뉴다. 육군에서는 평균적으로 한 끼에 2,930원이 책정되는데 이날 제공된 식사는 한 끼에 8,000원이 넘는 가격이었다고 한다. 논란이 불거지자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페이지엔 자신을 야당 의원이 방문했던 51사단 부대 장병이라고 밝힌 누리꾼이 "취사병과 조리원 어머님께서 엄청나게 고생하시는데 잘못된 정보로 사람들이 오해를 안 했으면 좋겠다"는 댓글을 남겨 눈길을 끈다. 이 누리꾼은 "우리 부대는 원래부터 대대 전체가 식사나 위생에 신경 많이 쓰고 있다"면서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은 삼겹살데이라서 삼겹살로 늘 먹고 있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군납비리와 사병처우 개선문제로 넘어가야 할 부실급식 논란은 애먼 취사병들과 민간조리원들에게 불똥이 튀고 있다. 국회의원의 부대방문에 특식을 제공하는 게 ‘보여주기 식’이던 우연이던, 비판의 대상은 일부 지휘관과 국방부가 되어야 한다. 또한, 모든 군부대의 급식이 부실한 것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급양관리관과 취사병, 민간조리원들이 장병들의 균형 잡힌 영양섭취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철저한 사실 확인을 통해 무분별한 비난은 지양해야 한다.

 

국방부의 탁상공론, 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까?

소제목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의문형이다. 과연 실질적인 해결책이 나올 수 있을까? 논란 초기 국방부의 해명은 급식 담당자의 부주의를 언급하며 책임을 회피했다. 한 국가의 안보를 책임져야 하는 곳이 이런 문제조차 책임지려 하지 않았다. 논란이 커지자 국방부는 '배식 시 간부 입회'와 '주요메뉴 10~20g 증량' 등을 해결책으로 제시했지만, 고작 10~20g 증량과 같은 방법으론 현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 일었다. 정치권에서도 군 급식 예산을 적정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은 여야 할 것 없이 모두 군 급식 예산 증액을 촉구하고 나섰다. 종합해보면 배식 과정과 예산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진작 이뤄졌어야 할 논의이며 단순히 급식문제뿐만 아니라 사병들의 복지문제 또한 생각해봐야 한다. 똑같이 나라를 지키는 대한민국 국군이 지휘관 몇 명 다르다고 생활 요건이 달라지는 건 말이 안 된다. 모든 군부대가 아닌 일부 부대에서 부실 급식 문제가 지적된 만큼, 그 부대를 철저히 조사하고 또 다른 비리가 있는지 조사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세금으로 국군장병들이 생활하는 만큼, 국민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단순히 ‘군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내 가족 또는 친구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관심을 기울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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