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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부모는 누가 혼내주나요
  • 창원대신문
  • 승인 2021.06.07 08:00
  • 호수 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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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가정의 달’이라고들 말한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부부의 날 등 가족과 관련된 법정기념일이 몰려 있는 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달 뉴스에서는 그 이름이 무색하게 느껴질 만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이혼 가정의 양육비 문제에 관한 뉴스였다.

지난달 27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 1-3부는 정보통신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민서 양육비 해결모임(이하 ‘양해모’) 대표의 결심재판을 진행했다. 강 대표는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들의 신상을 공개하는 ‘배드패어런츠’ 사이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20년간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남성 A 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했다가 약식 기소됐다. 강 대표 측 변호인은 일부 내용이 허위인지 몰랐고 비방 목적이 없었다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또한 현재 양육비 비지급자에 대한 형사처벌이 가능해졌고, 신상 공개 활동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 양육비와 관련한 문제는 이전부터 존재해 왔다. 2019년 4월에 발표된 ‘한부모가족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 부모 중 73.1%는 ‘단 한 번도 양육비를 지급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즉, 양육비 지급은 10명당 2명에게만 이뤄지고 있는 수준이다. 법원에서 양육비 산정 기준표까지 제작하여 양육비 명령을 내리는데도 실제 이행은 제대로 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가장 큰 원인은 양육비를 안 줘도 불이익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법원에서 판결을 받아도 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다. 또한, 재산을 조회해서 양육비를 받아내는 추심절차는 어렵고 복잡하며 오래 걸린다. 특히 혼자 아이를 키우는 한 부모가 복잡한 법적 절차를 밟다가 스스로 포기하는 일도 많다. 법적 절차를 밟는 것은 시간과 돈이 필요한 일이기에 아예 생각조차 못 하는 이들도 더러 있다.

비양육친의 미성년 자녀에 대한 양육비 지급은 부모의 의무로 인정된다. 따라서 양육권자는 상대방에게 직접 양육비의 분담을 청구할 수 있다. 여러 법적 제도를 통해 상대방에게 양육비를 달라고 표현할 수는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는 양육비 지급 의무를 외면하는 부모들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기관인 ‘양육비이행관리원’도 존재한다. 하지만 양육비이행관리원이 가지고 있는 권한은 제한적이다. 상담과 소송, 사후 감시 등을 도와주지만 양육비를 채무자로부터 강제로 회수해 채권자에게 전달하는 권한은 없다. 그렇기에 순순히 양육비를 지급하는 비양육친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아예 연락을 끊고 잠적하는 등 양육비 청구를 무시해버리는 것이다. 결국 법적 제도의 한계를 느낀 이들이 지푸라기라도 잡아 보는 심정으로 찾은 것이 ‘양해모’가 아니었을까.

강 대표는 국가가 양육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벌금형이 나온다면 납부하지 않고 구치소에 가는 것을 택하겠다고 밝혔다. 미지급 양육비를 국가에서 모두 부담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개개인의 양심에 묻고 싶다. 법적으로 더 이상 가족이 아니라고 해도 책임과 의무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한때 부부의 연을 맺었던 사람에게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고 자식에게 부모 된 자로써의 도리를 다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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