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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자리에서, 함께 연대하다 <미스 비헤이비어>
  • 이다원 기자
  • 승인 2021.06.07 08:00
  • 호수 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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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1970년대에 실제로 있었던 미스월드 생방송 현장에 여성 운동가들이 성 상품화를 비판하며 목소리를 낸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됐다. <미스 비헤이비어>에는 수많은 여성이 등장한다. 크게 3명의 여성이 각자의 방법으로 투쟁하는 모습이 인상 깊다. 남자들의 자리에 도전하고 공부하는 '키이라 나이틀리'가 맡은 '샐리 알렉산더'. 첫 흑인 미스 월드로 뽑힌 '구구 바샤-로'의 '제니퍼 호스텐', 거리에 낙서와 포스터들로 저항하는 '제시 버클리'의 '조 로빈슨'.

이 영화에서 흥미로웠던 건 세 사람이 분명 비슷한 곳을 바라보고 있지만 저항하는 방식에 있어 가끔은 서로 납득하지 못하고, 누군가의 길을 방해해야만 하는 것과 같이 사소하지만 복잡한 얽힘이 잘 표현되었다는 점이다. '샐리 알렉산더'와 '조 로빈슨'은 같은 운동을 함에서도 많은 견해차와 행동을 보여준다. TV를 보지 않고 남성의 자리에 껴서 뭐 하냐는 '조 로빈슨'과 내가 들어감으로 인해 남성의 자리가 아닌게 된다는 '샐리 알렉산더'. 방법에는 정답이 없기에 둘의 부딪힘은 나에게 질문을 던졌다. 특히 '샐리 알렉산더'와 '제니퍼 호스텐'이 화장실에서 만났던 잠깐의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둘은 한 번의 접촉 없이 각자의 길을 걷고 있었다. '제니퍼 호스텐'이 그토록 바랐던 미스월드, 그런 미스월드 생방송을 중단시킨 '샐리 알렉산더'. 둘이 서로를 이해할 수 없었던 건 아니었겠지만 각자가 목표를 향하는 것 자체가 누군가의 목표를 부정해야 하기에 막연히 기쁘게 축하해줄 수 없는 상황이 씁쓸했다.

자신의 신념에 따라 목소리를 낼 줄 아는 사람이 있다. 어떤 눈초리를 받을지, 사람들이 변하기는 할지 막막하기만 할 텐데도 끊임없이 자신을 드러내고, 소리치는 사람들. <미스 비헤이비어>의 주인공들은 지금보다 훨씬 여성인권에 감각도 없고 무지했을 1970년도에 어떤 마음으로 어떤 편견과 싸웠을지 상상도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함께 같은 곳을 보고 나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여전히 세상에는 상상 이상으로 많은 편견과 혐오로 가득 차 있다. 날카로운 시선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잘못한 것도 아니고, 이렇게 태어난 것뿐인데. 태어나보니 피부색이 달랐을 뿐이고, 좋아하는 게 다를 뿐인데. 모든 사람이 존중받으며 살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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