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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사라지지 않은 계급 <기생충>
  • 김동언 기자
  • 승인 2021.05.24 08:00
  • 호수 6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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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는 반지하 집에서 살아가는 백수가장 기택, 해머 던지기 선수 출신 충숙, 4수생 기우, 미대 지망생 기정은 박스 접기로 간간이 생계를 유지해 가고 있다. 어느 날 명문대를 다니던 기우의 친구 민혁의 부탁으로 기우는 유학을 하러 가는 민혁을 대신해 부잣집에 과외를 하게 됐다. 이후 기우는 부잣집 사람을 속여 기정을 미술 선생님으로, 아버지를 운전기사로, 엄마를 집안 가정부로 들이게 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봉준호 감독의 작품으로 우리나라에서 천만 명이 넘는 관객 수를 기록했으며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골든 글로브 외국어 영화상, 청룡영화상의 최우숙 작품상 등 수십 개의 상을 수상받았다. <기생충>은 가난한 가족이 부유한 가족에 기생하는 내용이지만 그 속에는 우리가 잘 보지 못하는 미화되지 않은 사회의 모습들이 서슴없이 보여지고 있다. 대표적인 장면으로 기정과 기우가 화장실에서 쭈그려 앉아있는 장면이다. 우리나라는 공항에서도 수십 개의 와이파이가 터지고 인터넷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IT 강국으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기생충>에서 기정과 기우는 와이파이를 연결하기 위해 화장실 변기 위에 쪼그려 앉아 휴대폰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는 IT 강국인 대한민국에서도 돈이 없는 빈곤층들을 인터넷을 자신의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알려주는 장면이다.

봉준호 감독은 카메라 프레이밍과 상하로 가는 움직임을 통해 영화 속에 등장하는 세 가족을 분류하고, 그 명백한 차이를 부각해 관객들이 현대사회에서 여전히 존재하는 계급을 수직적 구조로 들여다보게 했다. <기생충>에서 카메라는 가난한 기우의 가족들을 내려다 보고 있거나, 카메라를 내려가게 하면서 촬영을 하여 가난한 기우의 가족들이 아래에 있음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가장 밑 계급에 속하는 문광부부는 하이앵글을 넘어 버즈아이뷰에 밀접한 경사로 내려다 보게 촬영해 사람을 벌레의 형상으로 보이게 만들었다. 반면, 풍요로운 박 사장네 가족들을 찍을 때는 최대한 카메라를 안정적으로 잡아 그들이 실제로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음을 느끼게 했다.

이처럼 <기생충>은 가난한 자와 풍요로운 자를 통해 자본주의 사회 속 수직적이고 극단적으로 다른 계층의 차이와 그로부터 파생한 비극을 보여준다. 표면상으로는 계급이 사라졌다고, 모두에게 기회는 공평하다고 말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계급은 끝나지 않았음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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