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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만들고 공유하는 밈(MEME)
  • 강선미 기자
  • 승인 2021.05.10 08:00
  • 호수 671
  • 댓글 0

우리는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무언가를 볼 때, 이를 밈(MEME)이라 일컫는다. MZ세대 사이에서는 밈을 인터넷에서 행하는 하나의 놀이라 인식한다. 과연 밈이란 무엇일까? 오늘은 이러한 밈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밈?

밈은 영국의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라는 책에서 처음 제시된 용어이다. 그는 노래, 옷을 입는 스타일, 건물을 짓는 방식 등에서 남의 것을 모방하려는 것처럼, 문화는 모방을 통해 습득된다고 설명했다. 밈은 그러한 복제되고 전파되는 문화 요소의 단위라고 정의했다.

우리는 흔히 밈이라고 할 때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것들을 떠올린다. 이의 정확한 통칭은 밈에서 파생된 ‘인터넷 밈(이하 밈)’으로,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문화요소를 모방하거나 재가공한 콘텐츠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재미있는 말이나 행동에 사진, 영상, 댓글 등의 형태로 자신의 표현을 더해 콘텐츠를 재가공하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MBTI 역시 밈의 일종으로, 각 유형을 ‘엔티피, 잇프제, 인팁’등으로 표현하며 특징을 재미있게 소비하는 것 자체도 밈이 된다.

 

누구나 만들고 공유하는 밈!

밈은 누구나 만들고 공유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달로 뉴미디어가 활성화됨에 따라, MZ세대는 콘텐츠를 소비할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콘텐츠를 활용해 제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웃긴 표현, 유행어 등 재밌는 콘텐츠를 발견하면 이를 적극적으로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 재생산해 공유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알고리즘 등의 선택을 받아 많은 사람에게 확산되고 더욱이 그들의 유머코드를 자극하게 되면, 시대를 강타하는 유행이 만들어지게 된다.

유행이 된 밈은 소셜미디어 내에서 패러디, 합성 등 무궁무진한 콘텐츠를 양산할 뿐만 아니라 광고와 마케팅, 콘텐츠 산업에도 극진한 영향력을 미친다. 작년에 유행했던 <깡>이 1일 1깡이라 불리며 각종 광고에서 찬사를 받았던 것이 그 예이다.

누군가가 그저 농담으로 던졌을지 모르는 콘텐츠가, 문화의 흐름을 주도하는 시대가 됐다.

 

올해는 어떤 게 유행밈?

그렇다면 2021년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인기를 끌었던 밈은 무엇이 있었을까?

<무야호>

“무야~호”

올해에 이 말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무야호는 각종 인터넷과 방송을 뜨겁게 강타했다. 한동안은 어딜 봐도 무야호 천지였다.

무야호는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외박 특집 오마이텐트(2010)>에서 등장한 발언이다. 이 특집은 알래스카에 떠나 있는 한 인물을 찾고자 한인회관에 찾아가는 내용이다. 당시 무한도전 멤버들은 현지 교민에게 무한도전을 아느냐고 물었고, 한 분이 무한도전을 안다고 대답했다. 이에 멤버가 무한도전의 구호인 ‘무한~(도전 생략)’을 외치며 ‘도전’을 유도했으나, 돌아온 답은 ‘무야~호’였다. 그래서 멤버는 ‘그만큼 신난다는 거지!’라고 상황을 재치 있게 수습했다. 이는 당시에 웃음을 유발하긴 했으나, 큰 화제를 일으키지 못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무야호는 유튜브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으면서 다시금 떠오르게 됐다. 영상 모든 요소가 조화롭게 재치 있다는 평이 많다. 무야호는 ‘무야호=그만큼 신난다는 거지’라는 공식하에, 신나는 상황에 두루 사용하는 유행어가 됐다. 나아가 ‘무야호 리믹스’, ‘하울의 움직이는 무야호’, ‘무야호 모닝콜’ 등 다채로운 콘텐츠의 양상으로 이는 더욱 흥행하게 됐다.

<학교 폭력, 멈춰!>

‘학교 폭력, 멈춰!’는 지난 2013년 학교폭력 예방대책 메뉴얼에 제시된 표어이다. 동급생이 학교 폭력을 저지르는 현장을 목격했을 때, 학교폭력의 예방을 위해 이를 외치도록 교육하는 구호였다. 이를 한 뉴스에서 연출하기도 했는데, 괴롭힘을 당하는 학생이 “멈춰!”라고 소리치자, 주위에 있던 학생들도 이를 보고 “멈춰!”라고 한다. 이윽고 가해자는 폭력을 멈춘다.

약 7년이 지난 지금, 뉴스 영상은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재조명되면서 화제가 됐다. 이는 댓글에서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으나, 한 편으로는 일종의 웃음거리가 돼서 ‘주식하락, 멈춰!’, ‘다이어트, 멈춰!’ 등 저마다의 형식으로 밈화가 이뤄지게 됐다.

<Rollin’>

올해, 2017년에 발매한 브레이브걸스의 <Rollin’>이 음원차트에서 역주행했다. 이는 <Rollin’> 무대의 댓글 모음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일어난 밈이다.

브레이브걸스는 대중적인 그룹은 아니었지만, 군인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다. 특히 <Rollin’>이라는 곡은 흔한 말로 밀보드(밀리터리와 빌보드 차트를 합친 신조어)1위라 불렸다. 그래서 <Rollin’>의 무대 영상에는 “전쟁 났을 때 이 곡 틀어주면 이김” 식의 댓글이 많았고, 한 유튜버에 의해 이러한 댓글 모음 영상도 만들어진다. 그런데 업로드 2일 만에 조회수 100만을 돌파한다.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급기야 음원차트에서 1위를 하며 역주행 신화를 세우게 됐다.

알고리즘에 의해 화제가 되기 전까지 브레이브걸스는 해체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밈에 의해서 <Rollin’>이라는 명곡이 대중에게 알려지게 됐고, 브레이브걸스는 음악방송 첫 1위 트로피와 함께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됐다. 이는 밈의 긍정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철이 없었죠, 커피가 좋아서 유학했다는 자체가...>

최근에 ‘철이 없었죠. OOO 자체가’라는 문구가 SNS에서 떠오르고 있다. 이는 유튜브 <피식대학> 채널에서 나온 대사이다. <피식대학>은 KBS와 SBS 공채 출신 코미디언 3명이 운영하는 채널인데, ‘05학번 이즈백’, ‘비대면 데이트’, ‘한사랑 산악회’ 등 다양한 상황극 연출을 업로드하고 있다. “철이 없었죠, 커피가 좋아서 유학했다는 자체가”는 ‘비대면 데이트’의 극 중 인물 최준의 대사에서 유래했다.

최준의 쉼표머리, 지독한 느끼함, 남발되는 반존대 능글 작업 멘트 등으로 처음에 대사를 들으면 거부감이 생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묘한 중독성이 생긴다. 그리고 어느새 자기도 모르게 ‘준며들었다(최준+스며들다의 신조어)’를 외치는 자신을 발견한다. 이러한 사람들이 많다 보니, 그의 대사는 커뮤니티에서 회자되게 됐고, 하나의 유행어가 돼 밈으로 자리 잡게 됐다.

 

이면밈

밈이 스타를 발굴하기도, 숨어있던 좋은 콘텐츠를 발굴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성 이면에 부정적인 부분도 존재한다.

우선 조롱의 문제이다. 누군가를 향한 조롱이 밈이 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적절 선을 지키지 못하고 인신공격으로 나아가게 되면, 그 파급력은 미처 상상할 수도 없다. 일종의 놀이로 받아들여지는 밈이, 이 경우 놀이가 아닌 그저 폭력이 될 것이다.

또 저작권의 문제가 있다. 밈은 사람들 사이에 주목도 높고 반응이 좋기 때문에, 이를 광고나 마케팅의 용도로 활용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저작권자에게 허락을 받지 않고 무단으로 사용하는 경우 문제가 된다. 법적으로 혹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더라도 반감을 살 수 있다. 그렇기에 밈의 주목도에 기대어 저작권을 무시한다면, 긍정적인 효과가 아닌 부정적인 효과를 맛보게 될 것이다.

이러한 밈의 부정적인 측면으로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 그러나 적절 선을 지키며 예의를 갖추는 태도를 잘 새긴다면 건전하고 유익하게 밈문화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은 밈에 대해서 살펴봤다. 기자는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밈을 매력적이라 생각한다. 어떤 것이 떠오를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주 과거의 콘텐츠일 수도, 비교적 최근의 콘텐츠일 수도 있다. 어떤 콘텐츠든 언제든지 주목을 받을 기회가 있다. 언제나 우리에게 새로움을 주는 밈. 내일은 어떤 매력적인 밈이 떠오르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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