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여론 사설
‘움짤’ 제재, 시대를 역행하는 KBO리그
  • 창원대신문
  • 승인 2021.05.10 08:00
  • 호수 671
  • 댓글 0

최근 언택트 시대에 돌입하면서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들이 뉴미디어를 통한 유입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이 존재한다. 그것을 사고파느냐, 다수의 편의를 위해 어느 정도 제한을 푸느냐는 소유자의 몫이다. 하지만 그게 대중을 위한 프로스포츠라면 온전히 소유자의 몫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프로야구 뉴미디어 중계권을 보유하고 있는 ‘통신 3사-포털사이트’ 컨소시엄이 일반인의 프로야구 경기 영상 업로드에 대해 법적 조치를 선언했다. 해당 내용에는 48시간 내 영상 삭제를 권고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5월부터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즉, 뉴미디어 컨소시엄이 프로야구 경기 영상을 짧게 올린 '움짤'에 대해 단속할 뜻을 예고한 셈이다.

뉴미디어 컨소시엄으로서는 자신들의 권리를 지키는 정당한 행위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10개 구단은 2019년 포털 사이트(네이버, 다음)-통신 3사(SKT, KT, LG유플러스)와 5년간 1,100억 원에 중계권 계약을 맺었다. 자신들이 따낸 중계권에 대한 권리를 합법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유튜브’는 뉴미디어 저작권을 보유한 포털 사이트·통신사 컨소시엄의 최고 경쟁자다. 경쟁 사이트에 KBO리그의 움짤과 동영상이 올라오는 것은 저작권을 보유한 쪽에서 순순히 물러나기 힘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구팬들의 ‘2차 창작’을 제한하는 건 KBO리그에 독이 될 수 있다. KBO리그는 2008년, 2009년 국제대회에서의 호성적을 기록한 후 이렇다 할 팬들의 대거 유입이 발생하지 않았다. 2시간 반이 넘는 긴 경기 시간, 어려운 규칙들로 인해 타 스포츠와 달리 접근하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SNS의 발달로 KBO리그의 재밌는 장면들을 짧은 영상들로 접하고, 다양한 응원문화를 접하며 많은 팬들이 유입됐다. 이를 통해 야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스포츠로 발돋움 했다.

현재 국내 야구팬들은 코로나 19의 여파로 기존의 응원 문화를 즐기기 힘들어졌다. 직접 경기장을 찾아가는 일도 제한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SNS와 커뮤니티 등에 팬들이 만들어내는 움짤은 다른 팬들의 공감을 얻어 인기와 관심을 재생산시키고 있다. 특히 현장 응원이 힘들어진 KBO리그에 기존 팬층의 이탈을 막고 새로운 팬들을 유입시키는 작용을 하고 있다.

2021년, 한국프로야구에 대한 20대의 관심도가 역대 최저를 찍어 한국 야구의 흥행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이다. 젋은 층에게 야구를 봐달라고 직접 움짤을 만들어 홍보해도 모자란 시대이다. 프로스포츠의 중심은 당연히 팬이다. 지속적인 야구팬 유입이 없다면 아무리 규모가 큰 KBO리그라도 금방 무너질 수 있다.

정당한 권리가 때로는 큰 부작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 '움짤' 금지는 KBO리그에 대한 팬들의 관심을 멀어지게 만들게 하는 '독'이다. 권리 이전에 팬들과의 '공생'을 생각해 볼 시점이다.

<저작권자 © 창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창원대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