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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들>의 이야기
  • 강명경 기자
  • 승인 2021.05.10 08:00
  • 호수 6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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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어린 시절의 기억은 조금씩 남아 있기 마련이다. 그 기억은 좋은 것일 수도 있고, 나쁜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 기억은 모르는 사이 우리의 마음속 깊숙한 곳에 박혀 우리를 어떤 방식으로든 자라게 한다. 기자는 <우리들>이라는 영화를 보며 이제는 거의 잊혀 가는 초등학생 시절을 떠올려 보았다.

주인공 선이는 초등학교 4학년, 열한 살의 소녀이다. 영화는 체육 시간, 피구 팀을 나누는 장면에서 선이의 표정만을 비추며 시작된다. 처음에는 마냥 밝게 웃고 있던 선이는 친구들 입에서 자신의 이름이 나오기만을 기다렸지만 끝내 호명되지 못하고 씁쓸한 표정이 되고 만다. 이처럼 선이는 반에서 따돌림을 당하는 학생으로 그려진다.

그러던 선이에게 한 줄기 빛이 돼준 친구가 있다. 여름방학이 되던 날, 같은 반에 전학 온 지아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선이와 지아는 금세 단짝이 돼 많은 것을 공유하며 반짝거리는 여름을 보내게 된다. 그러나 작은 오해가 둘 사이를 멀어지게 만들고, 2학기 개학날 결국 지아는 선이의 인사를 받아 주지 않는다.

<우리들>은 이렇게 열한 살 소녀 선이와 지아의 관계 변화를 매우 섬세한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다. 어른들 눈에는 보이지 않았던, 그러나 우리도 어릴 적 경험했던 미묘한 감정들을 영화는 촘촘히 따라간다.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러닝 타임 내내 카메라 앵글이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져 있었다는 것이다. 이런 사소하지만 깊은 배려가 드러나는 연출을 통해 감독이 어떤 마음으로 영화를 제작했는지 알 수 있었다.

어릴 적에는 정말 사소한 것들로 친구와 사이가 틀어지기도 하고 혹은 그렇게 될까 봐 마음을 졸이기도 했다. 날이 밝으면 학교에 가서 사이가 틀어진 친구를 봐야 한다는 사실에 잠 못 이루던 밤도 있었다. 그때의 기억은 희미하지만 감정만큼은 뚜렷이 남아 있다. 영화를 보며 그 시절의 상처를 위로받는 기분이 들어 마음이 따뜻해졌다.

사실 <우리들>은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지금 어른이 된 우리를 바라보게 하는 영화다.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이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부분이 인간관계일 것이다.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사회 속에서 살아가기에 우리는 그 속에서 부대끼며 상처받을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극복하느냐다. 우리는 과연 영화 속 아이들만큼 잘 이겨내고 성숙해져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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