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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선 2030, 이유 있는 분노
  • 추재웅 기자
  • 승인 2021.04.26 08:00
  • 호수 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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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사는 청년들의 마음에 울림을 줬다. 현 정부의 첫 직무수행 평가 또한 230대에게 94%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조국 사태’를 시작으로 취임사의 다짐과는 거리가 먼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면서, 견고했던 청년층은 이탈하기 시작했다. 지난 7일(수)에 치러진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는 전임 시장들의 성추행 논란으로 인해 이뤄졌다. 논란 속 피해자와의 공방 과정에서도 민주당의 미숙한 대처는 청년층을 비롯한 국민의 분노를 일으키기 충분했고, 투표 결과로 여실히 드러났다.

결정적 사건들

셀 수 없이 많은 일이 있었다. 그중에서도 청년층이 현 여당에 등을 돌린 결정적인 사건을 대표적으로 4가지로 추렸다.

첫 번째는 ‘조국 사태’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자녀에 대한 논란이 가장 결정적이었다. 부정 입학과 장학금 특혜논란, 학사 특혜 등 끊임없이 논란이 이어졌고, 이는 치열한 입시경쟁을 경험한 청년들에게 박탈감을 안겨줬다. 특히나 조국은 고위공직자가 되기 전 SNS상에서 정의와 평등을 외치던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권력을 얻고 자신이 비판하던 사람들과 똑같은 행동을 하니 배신감을 느끼고 등을 돌린 사람들이 생겨났다. 현 여당이 권력을 얻은 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엔 전임 대통령의 국정농단이 결정적이었다. 평등이 무너진 사회에서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 정의로운 결과’를 외치며 출범한 현 정부가 전임 야당과 비슷하게 행동하는 것을 보고 청년들은 지칠 수밖에 없었다.

두 번째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인국공) 보안요원 정규직 전환 사태이다. 이는 작년 6월 인국공에서 비정규직 중 일부인 2,143명을 자회사 채용 조건에서 ‘청원경찰’ 신분의 자사 정규직고용으로 전환한 사건이다. 용역사 정규직의 자회사 정규직 전환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자회사가 아닌 본사의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진하는 대부분의 공공기관은 본사가 아닌 자회사로의 정규직화를 진행하게 된다. 왜냐하면 기존 직원들과 용역업체 비정규직 간에는 채용 절차, 직무, 구성원, 처우 등이 모두 다르고 노-노갈등이 발생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의 핵심은 그런 자회사로의 정규직화가 아닌 본사로의 정규직화를 굳이 고집하고 그것만이 진정한 정규직화라 주장하는, 공정하지 않은 채용 절차에 있다. 공사 측은 정규직 전환 선언 이전 입사자는 적합/부적합 심사를 거쳐 채용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적/부 심사란 사실상 입사 지원만 하면 큰 문제가 없는 한 모두 통과시켜준다는 의미이므로, 일반 취준생과는 다르게 연봉 3850만 원의 일자리를 굉장히 쉽게 얻게 되는 셈이다. 이들이 공기업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인 인국공에 손쉽게 입사하게 된다면, 취업준비생들이 느끼는 박탈감은 실로 엄청날 것이다.

세 번째는 서울·부산 전임 시장들의 성추행 논란이다. 과거 여당은 미투 운동을 적극 지지해 피해자들을 옹호한 바가 있다. 그러면서도 미투 운동의 가장 큰 문제인 성폭력 무고죄에 대한 해결책은 내놓지 않으면서 시간이 지난 후 자신들의 진영에서 사건이 터지니 사실 확인이 됐음에도 오히려 가해자로 지목된 이를 옹호하기도 했다. 사건이 터진 이후에도 공식 석상에서 피해자들을 ‘피해호소인’이라고 지칭하는 등 끝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 직원의 부동산 투기사건이다. 진전없는 부동산 정책에 주거 안정과 토지매매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살아가는 국민들이 분노했으며, 또다시 공직자들의 부패에 대한 사건이 터지면서 현 정부에 대한 불신이 더욱더 깊어지는 계기가 됐다. 단순히 향후 사업과 관련된 토지를 매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자리에 나무를 빽빽이 심어 많은 보상금을 노리기도 했다. 또한 몇억이나 되는 돈을 대출받아 이른바 ‘영끌’ 투자를 하면서까지 토지를 매입해댔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관행과 이러한 정보를 소수만 알게 되는 비밀주의 때문에 이런 사태가 발생했다. LH 직원들이 투기로 이익을 얻는 동안 내부 감시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았다고 한다. 10년간 내부 감사 결과 문제가 된 건수는 ‘0건’이다. 개인정보 문제가 있다 보니 내부 정보를 이용해서 의도적으로 투기한 부분을 찾아내는 게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국토부 장관이 투명성과 청렴을 강조한 데 비해 내부 통제가 허술한 건 분명 문제가 된다. 공직자의 윤리 인식 부족과 내부 감시 시스템의 허술함이 그들의 투기를 막지 못한 것이다. 치열하게 살아가는 청년 세대들이 이 사건을 봤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나라를 위해 일하는 공직자라는 사람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불로소득만을 노리며 “고작 월급 몇 푼 받으려고 이 일 하는 것 아니다”라는 말을 듣는다면 속에서 열불이 터질 것이다.

사건들의 공통적인 키워드는 ‘공정성의 붕괴’와 ‘배신감’이다. 이러한 사건을 통해 당연히 부정적인 면이 많겠지만, 그나마 긍정적인 점은 앞으로 사회의 주역이 될 2030세대들이 정치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것이다. 이번 재보궐선거에서는 압도적인 차이로 보수정당이 승리를 거뒀다. 이에 대해 대학생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의견을 물었다.

나정석 (신문방송학 17)

평소 정치에 관심이 많으신가요?

작년부터 주식을 시작하면서 경제 기사를 많이 찾아봤습니다. 경제 기사들이 정치와 관련된 기사들이 많다보니 정치에도 관심이 많이 생긴 것 같습니다. 또 취업할 나이가 되다보니 각 당이 내놓는 청년 취업정책에도 관심이 생기면서 관련 기사도 많이 찾아보고 합니다.

이번 선거에 참여하셨나요?

거주지가 창원이라 선거에 참여하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정치관련 수업을 들으면서 재보궐선거에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직접 투표하진 못했지만 후보자들의 정책들도 확인하고 선거 개표방송도 계속해서 확인하는 등 관심 있게 지켜봤습니다.

여당이 집권하는 동안 정말 여러 가지 사건들이 있었는데 혹시 기억에 남는 사건은?

인천국제공항 정규직 전환사태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대학생이고 취업준비생이라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인천공항정도 되는 공기업을 대졸로 취업하려면 토익 만점은 기본이고 스펙도 정말 많이 쌓아야 되는데, 일반 비정규직을 공사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에 대해 많이 화가 났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그들의 노력과 경험을 무시하는 건 절대 아니지만, 그 과정과 대처가 문제됐다고 생각합니다. 과도한 정규직화로 인해 신규 채용이 줄어들고, 현 정부가 강조했던 기회의 평등이 무너진 것 같아 상대적 박탈감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사회에 진출할 대학생으로써 바라는 사회는?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들어줬으면 좋겠습니다. 비정규직을 줄이고, 청년 인턴과 정규직을 늘려 안정적인 직장을 가질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청년실업률이 현재 OECD국가중에 최하위권으로 알고있는데, 이런 부분이 조금이나마 나아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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