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여론 칼럼
‘예나, 선정이 딸이에요’의 선대
  • 강선미 기자
  • 승인 2021.04.26 08:00
  • 호수 670
  • 댓글 0

긴장감 넘치는 상황 속 한 여자가 말한다. “예나, 선정이 딸이에요” 그 말을 들은 한 남자의 입에서 주스가 흘러넘친다. 이는 어느 플랫폼에서 화제가 됐던 드라마 장면으로, 한국 막장 드라마에서 흔히 등장하는 출생의 비밀 클리셰에 해당한다.

한국 막장 드라마 클리셰, 다를 하나쯤 알고 있지 않은가? 쉬운 결혼과 이혼, 불륜, 항상 밝지만 미련한 주인공, 불치병 등 한국 막장 드라마 속에는 특유의 클리셰가 존재한다. 최근에는 이것이 더 자극적이고 파격적으로 전개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로 인해 내용이 터무니없어 말문이 막힐 때가 많지만, 사람들은 이에 열광한다. 그 이유는 아마 욕을 하더라도 계속 보고 싶게 만드는 알싸한 중독성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이러한 한국 막장 드라마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그 시초는 1969년 MBC에서 방영된 <개구리 남편>이다. <개구리 남편>은 유부남 과장이 신입 여사원과 사랑에 빠지는 내용을 그린 드라마이다. 지금 시점으로 보면 흔해 빠진 불륜 드라마로 보일지라도, 당시는 1969년. 처음 다루는 상당히 파격적인 소재였다. 때문에 이는 저속하다는 비판과 함께 논란의 소용돌이를 일으켰고, 결국 윤리적 문제와 선정성 등을 이유로 조기종영 하게 됐다. 물론 지금의 막장 드라마처럼 자극적인 요소가 짬뽕된 것은 아니었지만, 불륜이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이용했기 때문에 통속극의 형태를 띤 최초의 막장 드라마였다고 불린다.

이후 시간이 흘러 2000년대에 들어와 비윤리적인 소재가 한층 더 가미되고 융합돼 개연성을 완전히 상실한 드라마가 등장하면서, 본격적으로 ‘막장 드라마’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그 정점을 찍은 것이 바로 막드계 전설이라 불리는, 주인공이 점찍고 복수하는 드라마 <아내의 유혹>이다. 막장드라마가 아무리 욕을 먹을지언정 시청률은 항상 고고 행진 했기에, 이것이 끝없이 양산되기 시작했고 진화를 거듭하며 지금의 위치까지 오게 됐다.

현재는 막장 드라마 춘추전국시대라고 봐도 무방하다. 너도 나도 막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가면 갈수록, 보다 많은 주목을 받기 위해 더 비윤리적이고 자극적인 카드가 남발된다. 과연 이대로라면, 앞으로의 막장 드라마는 어떻게 흘러가게 될까? 선대에 이어 미래가 궁금해지는 지금이다.

<저작권자 © 창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강선미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