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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의 시대에 필요한 경계의 확장
  • 창원대신문
  • 승인 2021.04.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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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가구 1,500만의 시대. 매해 반려동물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상반되게 잊을 만하면 동물 학대와 관련된 기사가 헤드라인에 오른다. 불과 며칠 전에도 있었다. 지난달 7일(일) 경북 상주에서 차량 뒤편에 개를 매달아 끌고 다니며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에 이어 지난달 21일(일) 한 유기묘가 주인에 의해 건물 3층 틀에 밤새 방치되다가 1층으로 추락한 사건이 보도됐다. 1달이라는 짧은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았음에도, 지금 이 순간에도, 동물 학대 범죄는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 같은 동물 학대에 대한 처벌은 대개 동물보호법과 재물손괴죄 내에서 이뤄진다. 동물보호법은 1991년 제정 이후, 동물소유자의 사육 및 관리 의무와 동물 학대 등의 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여러 번 개정돼 왔다. 그러나 30년 가까이 운영돼온 동물보호법도 미흡한 부분이 존재한다. 지난 2월 동물 학대에 대한 처벌 수위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강화되기 전까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을 피해 가지 못했다. 실제로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기소돼도 대부분이 벌금형이나 집행유예를 선고받는 데 그쳤다. 특히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는 소수였다. 날이 갈수록 잔혹해지고 늘어가는 동물 학대 범죄, 그에 걸맞은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 아이러니하다. 처벌 수위가 이전보다 강화됐다고 하지만, 생명을 앗아간 범죄에 아직 상응하지 못한다.

그리고 현재 반려동물의 지위는 물건이다. 민법 제98조에 따르면, 물건은 유체물 및 전기 기타 관리할 수 있는 자연력을 뜻한다. 여기서 동물은 유체물, 즉 공간의 일부를 차지하고 사람의 감각에 의해 지각될 수 있는 물건에 해당된다. 그래서 반려동물은 소유주 개인의 재산으로 간주되면서, 동물 학대는 재물손괴죄 대상에 들어간다. 다시 말하자면 생명을 해친 범죄가 물건을 해친 범죄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법적 지위는 최근에 와서 개정의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달 9일(화) 법무부는 현재 일반 물건이라 분류돼 있는 반려동물의 법적 지위를 변경하는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반드시 필요한 개정이다. 동물이 우리에게 있어 물건일까? 결코 아니다. 그들도 인간처럼 숨을 쉬고 고통을 느낀다. 어느 누구도 함부로 해선 안 될 소중한 생명이다. 적어도 반려동물 가구 내에서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족일 것이다. 그런 생명을 밟고 꺼트리는 악랄하고 잔혹한 범죄자는 무겁고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 동물 학대가 인간을 향한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세분화된 법 보강이 절실하다.

독일의 경우 동물에 사람과 물건 사이 제3의 지위를 부여해, 국가가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헌법에 명시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경우 동물 학대 범죄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동물 경찰이 있다. 우리 역시 한시라도 빨리 보호의 경계를 넓혀 나가야 한다. 인간은 동물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결코, 동물에 대한 인간의 그릇된 가치관으로 그들의 세계를 해치는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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