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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다시, 왕가위
  • 남예은 기자
  • 승인 2021.03.08 08:00
  • 호수 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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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아비정전>을 처음으로 왕가위 감독의 작품을 접했다. 독보적으로 아름다운 미장센에 눈이 사로잡혀 왕가위 감독의 팬이 됐다. 그 후 <중경삼림>을 봤고, 왕가위 감독의 열렬한 팬이 됐고, 홍콩에 대한 환상이 생겼다.

<아비정전>은 장국영 주연의 영화로 발 없는 새처럼 정착하지 못하고 날아다닐 수밖에 없는 아비(장국영)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찬란하고, 혼란스럽고, 아픈 아비의 삶을 아름다운 미장센을 가미해 보여줘 감상하는 자의 눈을 홀린다. <중경삼림>은 임청하와 양조위, 왕페이, 금성무 주연의 작품으로 경찰 223(금성무), 금발 머리 마약 밀매상(임청하)과 경찰 663(양조위) 그리고 경찰 663의 단골집 점원 페이(왕페이), 이 네 사람이 만든 두 개의 로맨스를 보여준다. 새로운 사랑을 만나는 방법에 대한 독특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2020년 말부터 왕가위 감독 영화 제작사 야누스 필름에서 4K 복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기자는 왕가위 감독의 영화를 정말 좋아하기에 이 소식을 들은 직후 첫 리마스터링 작품인 <화양연화>와 두 번째 작품인<해피투게더>가 개봉되기만을 기다렸다가 개봉 직후 영화관으로 달려갔다. 영화를 보고 상영관을 나오면서 두 번 다 감탄을 금치 못했다. “아니, 어떻게 저 시대에 이런 영화를‧‧‧”이라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현재 제작되는 영화에 절대 뒤지지 않는, 촌스러움이 없는 옛날 영화이다. 영화 속에서 엿보이는 옛날 감성은 오히려 왕가위 감독의 정체성이 됐다. 아름다운 미장센과 귀를 사로잡는 OST, 독특하고 독보적인 전개 방식은 너무 많이 언급돼 지겨울 테니 굳이 짚고 가지 않겠다.

기자는 개인적으로 사랑하는 영화를 대사, 미장센, 재미 이렇게 세 가지 기준으로 선정한다. 기자가 접한 왕가위 감독의 4편의 영화는 이 세 가지 기준을 모두 충족시킨다. <화양연화>의 섬세한 심리 묘사와 시그니처 OST는 며칠 동안 머릿속에 맴돌았다. <해피투게더>는 <화양연화>와는 다른 감동을 줬고 역시 며칠간 영화 속 배경인 부에노스아이레스와 이구아수 폭포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혹자들은 왕가위의 작품이 내용과 주제보다 연출에 치중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하지만 영화란 연출의 예술이 아닌가. 그저 그런 내용과 흔해 빠진 주제를 감각적인 연출로 흥미롭게 만드는 것이 왕가위 감독의 재능이다.

기자는 앞으로 왕가위 리마스터링 프로젝트에서 복원돼 개봉하는 모든 영화를 보러 갈 것이다. 자신의 집 가까운 영화관에서 왕가위 감독의 영화가 상영한다면 영화를 한 번 보러 가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감히 예상컨대, 한 번 왕가위 감독 작품을 접하면 왕가위 세계에 발을 들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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