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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럼? 귀밝이술? 그 속에 담긴 뜻
  • 강명경 기자
  • 승인 2021.03.08 08:00
  • 호수 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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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음력 1월 15일이 무슨 날인지 알고 있는가. 한 해의 첫 보름날이자 우리나라의 전통 명절인 정월대보름이다. 과거 우리 조상들은 설날부터 정월대보름까지 15일 동안을 축제일로 삼았으며 이 시기에는 빚 독촉도 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었을 정도로 모두가 즐기는 명절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요즘은 정월대보름을 명절로 여기는 경우는 드물다. 부럼을 깨거나 귀밝이술을 마시는 일도 점점 줄어드는 듯하다. 정월대보름의 대표적인 풍습인 부럼 깨기와 귀밝이술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알아보자.

부럼 깨기는 정월대보름날 이른 아침에 한 해 동안의 각종 부스럼을 예방하고 치아를 튼튼하게 하려는 뜻으로 날밤·호두·은행·잣 등의 견과류를 어금니로 깨무는 것을 말한다. 설날 아침에 떡국을 먹음으로써 나이를 먹는다면 정월대보름에는 나이 수만큼 부럼을 깨물어 먹으며 만사형통과 무사태평을 기원하는 것이 풍습으로 전해져 왔다. 실제로 견과류에는 불포화지방산이 많고 영양소가 풍부하기 때문에 건강에 좋다. 또한 적은 양으로도 높은 칼로리를 섭취해 건강을 챙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영양적인 문제와는 별개로, 부럼은 깨먹는다는 상징성이 매우 중요하기도 하다. 그래서 견과류 중에서도 딱딱한 껍질이 있는 견과류가 정월대보름용으로 많이 유통된다.

그렇다면 귀밝이술은 무엇일까? 바로 정월대보름날 아침 식사를 하기 전에 귀가 밝아지라고 마시는 술을 일컫는다. 술이기 때문에 어른에게만 해당되는 풍습일 것 같지만 남녀노소 모두 귀밝이술을 즐길 수 있다. 사실 아이들에게는 입술에 술을 묻혀만 주고 마신 것으로 치는 것이다. 귀밝이술을 마실 때 어른들은 “귀 밝아라, 눈 밝아라”라는 덕담을 주고받는다. 지금은 공장에서 만들어진 술을 사서 귀밝이술을 마시지만 이전에는 집에서 직접 담근 술을 마셨다고 한다. 비록 방법은 조금 달라졌을지라도 가족들과 둘러앉아 주거니 받거니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는 의미는 변하지 않았다.

이처럼 부럼 깨기와 귀밝이술에는 모두의 행복과 가정의 평안을 기원하는 조상들의 지혜와 재치가 담겨 있다. 올해 정월대보름은 평범한 날과 같이 보냈더라도 내년 정월대보름은 가족들과 함께 전통 풍습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점점 퇴색되어가는 정월대보름의 의미를 되찾고 새로운 한 해를 더욱 기분 좋게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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