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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대신문
  • 승인 2020.11.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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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라는 꿈은 나와 거리가 멀었다. 전혀 적성에 맞을 것 같지 않았고, 평소 말을 조리있게 하는 편도 아니었기에 당연히 평생 누군가를 가르칠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인생은 어떻게 될 지 모른다고 하였나? 생각지도 못한, 그보다 훨씬 이르다고 생각한 내 나이 21살에 선생님이 된 것이다.

미술학원 보조강사 특성상 대학생 강사는 흔했고, 전임 강사님처럼 입김이 센 자리도 아니라 많은 부담을 요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나는 좀처럼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 내가 다닌 학원의 원장님 소개로 들어온 이 자리에 많은 책임감을 느끼게 된 것이다. 거기에 달려오는 갖은 불안감까지.

첫 출근을 하고 일주일 내내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다. 학생에게 시범으로 보여준 붓질 한 획이 괜찮았는지 걱정하고, 원장님께 내 쓸모를 납득시켜 드렸나 내내 눈치를 봤다. 내가 가진 실력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끊임없이 의심하고, 나를 가늠하며 혼란스러워 했다. 

점차 노하우를 익히면서 익숙해지려 할 즈음, 비단 가르침만이 문제가 아닌 것을 알았다.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학생을 대하는 태도는 생각보다 애매하고 난감한 것이었다. 분명 위엄은 없을지언정 무시는 당하면 안 되는데, 친밀함과 무례함은 종이 한 장 차이인 것 같았다. ‘내가 이 아이들이랑 친근하게 지내면서 잘 이끌어갈 수 있을까?’ 요즘 내 고민의 주축이 되었다. 

그러다 얼마 전, 어렸을 때 나를 가르쳐주신 대학생 선생님께서 여러 생각에 끙끙 앓는 나에게 ‘춤추는 별을 잉태하려면, 반드시 내면의 혼돈을 지녀야 한다’라며 내 속에 따스한 온기로 스며드는 위로를 건네주셨다. 아마 선생님께서도 이맘때 나와 같은 고민을 하셨을지 모른다 생각하니, 마음이 몽글해지는 동시에 생각이 정리되는 것 같았다. 이 글귀를 보고 돌이켜보면 나는 나의 혼란을 없애버려야 하는 부정적인 것으로만 인식했던 것 같다. 또한 자기개발을 위한 건강한 스트레스로 여기지도 못했다. 

내가 가르쳐 준 부분을 잘 이해하고 나아가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 즐겁다. 나를 어엿한 선생님으로 대우해주시는 원장님이랑 다른 선생님들을 보면 뿌듯함을 느낀다. 

아마 나는 앞으로도 계속 혼란스러워하고 고민하겠지만, 이제부터 전처럼 힘들어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 모든 고민이 나를 이루어 가고 춤추는 별을 잉태하게 할 테니.

 

나지혜/예술대·산업디자인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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