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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린 배를 정으로 채우다, <따뜻한 밥상>
  • 추재웅 수습기자
  • 승인 2020.11.09 08:00
  • 호수 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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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음식의 냄새만 맡아도 집이 그리워지는 음식이 있을 것이다. 기자는 오랫동안 본가에서 떨어져 지내서 그런지 집에서 자주 먹었던 음식을 밖에서 먹으면 부모님이 먼저 생각나는 편이다. 기자에겐 ‘김치찌개’가 그렇다. 집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은 다음 날 남은 고기로 아버지가 끓여주신 김치찌개는 어릴 적 그 어떤 음식보다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기자는 프랜차이즈 김치찌개 전문점에서 주방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아무리 몇 시간을 끓인 육수를 넣고 좋은 고기를 넣어도 아버지가 끓여주신 그 맛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이번 학기가 시작될 때 즈음, 김치찌개 1인분을 3천 원에 파는 식당이 생겼다는 소식을 들었다. 요즘 시대에 어떻게 저런 가격이 가능한지 알아보니, 목사님 두 분이 좋은 취지를 가지고 식당을 운영하신다고 한다. 요즘 밖에서 배부르게 먹으려면 적어도 만원 가까이 써야 하는 현실이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대학생들, 특히 자취생들에게는 학교 앞에 이런 식당이 생긴 게 감사할 따름이다.

돈도 먹을 것도 부족했던 어느 날 자취생 친구 2명과 함께 이 식당을 찾아갔다. 김치찌개 3인분과 고기 사리, 라면사리를 추가해서 주문했다. 가격이 저렴하다고 맛 또한 그렇지 않았다. 양도 많고 맛도 좋았다. 남자 사장님이 고기를 더 많이 넣어주셨다고 하셨는데, 정말 2천 원 추가한 것 치고 3명이 먹기 충분했다. 밥 또한 무한리필이어서 이 가격에 이 정도로 먹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죄송한 마음마저 들었다. 

그곳의 사장님이자 목사님인 두 분은 정말 친절하셨다. 바쁘실 때도 항상 웃는 얼굴로 거리낌 없이 말을 걸어주시고, 처음 온 손님들에게는 어떻게 식당을 이용하는지 하나하나 설명해 주셨다. 그런 모습을 봐서 그런지 찌개가 더 맛있게 느껴졌다. 가게 인테리어 또한 여느 찌개집처럼 식탁과 가스버너만 있는 게 아니라 다양한 책들과 따뜻한 느낌의 조명들이 깔끔하게 배치돼 있었다. 뭔가 찌개집보다는 경양식집에 가까운 인테리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간도 널찍하니 식당이 어떻게 꾸며져 있는지 보는 것도 재미였다.

<따뜻한 밥상> 말 그대로 따뜻한 국물로 배를 채우고, 사장님들의 친절함에 마음 또한 따뜻해지는 훌륭한 밥상이었다. 요즘같이 쌀쌀할 때, 이곳에서 몸과 마음을 녹여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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