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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속에서 느낄 수 없는 것들
  • 추재웅 수습기자
  • 승인 2020.10.05 08:00
  • 호수 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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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길을 걷다 보면, 사람들은 대부분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 화면을 쳐다보고 있다. 가끔은 이러다가 몇 년 내로 사람들의 목이 자라처럼 휘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기자도 마찬가지다. 기자는 스마트폰을 내 몸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며 하루 대부분을 스마트폰과 함께하고 있다. 집에 혼자 있을 땐 항상 노래가 틀어져 있어야 하고 침대에 누우면 유튜브 영상부터 재생하게 된다.

 이런 생활을 유치원생, 초등학생이 한다고 생각해보자. 요즘 아이들은 동네 놀이터에서 뛰어놀고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어야 할 시기에 스마트폰을 더 많이 쳐다본다고 한다. 물론 워낙 많은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하다 보니 교육적인 콘텐츠들도 쉽게 접할 수 있지만 그만큼 자극적인 것에 노출되기도 쉽다. 좋은 책과 구슬땀으로 물들여야 할 어린 시절을 스마트폰으로 소비한다는 것을 무조건 나쁘다고 볼 순 없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우리가 성장하면서 경험했던 ‘그것’과는 분명 다를 것이다.

 어릴 때는 시간이 천천히 흘러간다고 느낀다. 모든 경험이 새롭고 1분 1초를 소중히 쓰려고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새로운 경험을 할 기회가 줄어들고 항상 익숙한 일상이 반복된다. 그러다 정신 차려보면 어느새 몇 달이 지나있는 등 시간이 금방 지나가 있다. 기자는 어릴 때 천천히 흘러가는 시간을 어떻게 쓰고 기억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정체성이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모래밭에서 뛰어놀다가 넘어져 무릎이 까진 경험이 있는가. 요즘 아이들은 서로 만나면 함께 모바일게임을 즐긴다. 잠들 때 부모님께서 불러 주시던 자장가를 기억하는가. 요즘 아이들은 그 역할을 바쁜 부모님 대신 스마트폰이 대신해주고 있다. 과연 이 아이들이 그 시절을 떠올릴 때 마음이 따뜻해지고 눈시울이 붉어질 수 있을까.

 성인이 된 우리도 마찬가지다. 예전에 시내버스를 탈 땐 창밖을 보며 집 밖에는 이런 것들이 있구나 하며 지리를 익혔고, 모르는 사람과 단둘이 있을 땐 괜히 이런저런 말도 걸어보며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법을 익혔다. 하지만 지금은 서로 스마트폰 화면을 보고 있기 급급하다.

 화면 쳐다보는 것에 급급해 주변을 돌아볼 여유는 없는지, 우리는 그것을 핑계로 새로운 경험을 피하는 건 아닌지 한 번 돌아보는 건 어떨까. 지금도 늦지 않았다. 잠시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주변 사람들과 메신저로 하지 못하는 진솔한 대화를 나눠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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