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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이야기 찾기]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음식, 냉면
  • 김은혜 기자
  • 승인 2020.09.07 08:00
  • 호수 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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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 하면 기자는 생각나는 음식이 있다. 바로 살얼음이 동동 떠다니는 냉면이 생각난다. 냉면은 국물이 차갑고 시원하게 먹는 음식이라 사람들은 대부분 여름철에 즐겨 찾고 더불어 고깃집에서도 여름 한정 메뉴로 팔기도 한다. 하지만 과연 이 냉면이 원래는 겨울철에 먹는 음식이라고 하면 믿겠는가? 냉면의 또 다른 비밀은 무엇이 있을까?

 냉면은 삶은 국수를 찬 육수에 넣어 고명과 양념을 넣은 전통적인 한국 국수 요리이다. 조선 중엽인 17세기 초 인조 때 활동한 자유의 문집, <계곡집>에서 냉면이 등장할 만큼 냉면은 아주 오래전에 탄생한 음식인데 이때의 냉면은 겨울에 먹는 음식이었다. 냉면의 주재료인 메밀은 삼국시대 이전부터 재배해왔으며 겨울철이나 척박한 땅에서 잘 자라는 구황작물로 알려져 있다. 겨울에 재배될 수 있었기 때문에 저장공간이 발달하지 않은 그 당시에 먹을 수 있는 몇 개 되지 않는 음식이었다. 

 메밀의 특성상 따뜻한 물에 면이 들어가게 되면 풀어져 버리고 밀가루처럼 쫀득한 맛이 없어서 메밀은 차가운 국물을 넣는 음식으로 만들어져 왔다. 마침 이 시기쯤 동치미를 담갔기 때문에 메밀을 동치미 육수에 넣어서 만든 냉면이 탄생했다. 냉면은 원래 이북 지방의 음식으로 추운 겨울날 땅에 묻어뒀던 장독대를 열어 살얼음을 깨 가며 동치미에 메밀면을 넣어 먹은 음식이다. 냉면은 주로 온돌 위에서 먹었는데 온돌의 온도 조절이 힘들어 너무 뜨거웠을 때 냉면을 먹어가며 더위를 달랬다.

 이뿐만 아니다. 냉면을 먹을 때면 항상 보이는 재료가 있는데 바로 계란이다. 냉면에 빠지지 않고 들어있는 재료로 냉면이 처음 나왔을 때 눈에 확 띄는 재료이기도 해서 장식이 아닌가 생각하게 만든다. 하지만 계란은 장식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냉면을 고기를 먹고 난 후 후식으로 먹은 적도 많지만 한 끼 식사로도 냉면을 먹은 적도 많을 것이다. 

 한 끼 음식으로 먹을 때에는 대부분 공복으로 냉면을 먹게 될 텐데 메밀의 특성상 성질이 거칠어서 공복에 먹으면 위가 상할 수도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계란을 얹어주는 것이다. 계란이 위 벽을 보호해주고 소화를 돕는 역할을 하므로 일종의 배려라고 볼 수 있다. 물냉면을 먹을 때 계란을 먼저 먹고 난 후 면과 국물을 먹으면 계란이 위벽을 보호해줘서 차가운 육수와 메밀면을 공복에 먹어도 속이 아프지 않다. 

 지금은 저장공간이 발달해 여름, 겨울 정해져 있는 음식이 아니지만, 여름철에 먹는 냉면도 겨울철에 먹는 냉면도 계란과 함께라면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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