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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잘못 없는 가해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 창원대신문
  • 승인 2020.06.15 08:00
  • 호수 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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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식이 법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작년 9월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과속하는 챠랑에 치여 숨진 김민식 군의 사고 이후 새로 발의 된 민식이법은 올해 3월 25일부터 시행됐다. 당시 9세 나이였던 김 군의 아버지가 더 이상 어린이보호구역에서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며 가해자에 대한 엄벌한 처벌을 요구하는 국민 청원을 올리면서 시작된 것. 해당 법은 ▲어린이보호구역 내 신호등과 과속단속카메라 설치 의무화 등을 담고 있는 ‘도로교통법 개정안’과 ▲어린이보호구역 내 안전운전 의무 부주의로 사망이나 상해사고를 일으킨 가해자를 가중처벌하는 내용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2건으로 이뤄져 있다.

 기존 처벌 조항보다 훨씬 강력한 처벌임에도 불구하고 법 시행 이후 어린이보호구역에서의 사고는 여전히 나오고 있다. 특히 얼마 전 경주에서 발생한 사고는 사람들로 하여금 경악을 자아냈다. 뿐만 아니라 전주, 포천 등 민식이법이 적용된 사고 사례들이 줄지어 올라오고 있다. 김 군의 죽음으로 새로운 법이 생겨났지만 어린이보호구역에서의 운전자들의 안전의식은 사실상 달라진 것이 없다. 이 법이 국회를 통과하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청원 또한 기준 인원을 채우지 못해 공식적인 답변 또한 받지 못했다. 김 군의 부모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고 직접 국회의원들에게 편지를 써가며 호소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을 겪어가며 시행된 민식이 법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는 것이 현 시점의 큰 문제다. 

 민식이 법에 따르면 어린이보호구역 내 사망 사고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형, 상해 사고는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이 같은 가중처벌 조항 때문에 일각에서는 운전자에 대한 과잉처벌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고의 모든 책임을 운전자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부당하다’며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왔다. 몇 달 전만 해도 법의 개정을 원하는 청원이 올라왔는데 법이 시행되고 있는 지금 오히려 과잉처벌에 대한 법의 개정을 논하고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마음 다르다더니 딱 그 꼴이다. 

 더군다나 과잉처벌의 근본적인 원인을 이 법이 개정되는 데 큰 역할을 한 민식이의 부모에게로 화살을 돌리고 있다. 특히 언론에서는 민식이 법을 단순 ‘논란’이라는 단어로 장식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해당 법과 사고에 대한 팩트체크는 찾아보기 어렵다. 논란의 중심에 서있지만 해결하려는 자세는 보이지 않고 법에 대한 혐오감만 더 증가시키고 있는 것이다. 물론 현재의 법안이 완벽하지 않을 수는 있다. 추가적인 수정이 필요할 수도 있고 구체적인 법안이 덧붙여져야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 또한 국회에서 할 일. 운전자들의 혐오의 화살이 민식이의 부모에게 날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어린이보호구역 내 사고가 발생했을 때 ‘가해자’를 가중처벌로 억울해 하는 ‘피해자’로 둔갑시키려는 의도가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누가 뭐래도 이 상황에서 피해자는 어린이가 되어야 한다. 애초에 민식이 법이 세상에 나온 것도 어린이 사고를 줄이고 억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차원에서 시작된 것이다. 매년 증가하고 있는 어린이보호구역 내 사고를 가만히 바라만 보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따라서 민식이 법 자체의 유무는 더 이상 논란이 되어서는 안된다. 사고에 있어 처벌받지 않는, 즉 잘못 없는 가해자는 절대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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