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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은 어디까지?
  • 김민경 기자
  • 승인 2020.06.01 06:00
  • 호수 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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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0일(일), 아파트 주민의 갑질을 견디지 못한 경비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그동안의 갑질로 인한 고통이 담긴 음성 파일과 딸과 부모님께 전하는 짧은 유서를 남겨두고 떠나 더 안타까움을 샀다. 이번 사건의 가해자는 사과는 커녕 반성하는 모습조차 보이지 않아 사람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갑질이 난무하는 요즘. 그동안 어떤 갑질 사건이 있었고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경비원 갑질 사건

아파트 주민 심씨는 20일 간의 갑질로 경비원 최씨를 죽음으로 몰아넣았다. 갑질은 21일(화), 원활한 차량 이동을 위해 최씨가 이중 주차된 심씨의 차량을 이동시키면서 시작됐다. 몇번의 실랑이 끝에 심씨는 cctv가 보이지 않는 경비실로 최씨를 억지로 끌고가 폭행을 저질렀다. 그 이후에도 심씨는 악의를 품고 최씨에 대한 컴플레인을 걸며 관리소장에게 자르라고 하거나 '머슴'이라 칭하며 폭언과 폭행을 멈추지 않았다. 심씨의 폭행으로 최씨의 코뼈가 부러져 전치 3주를 진단 받고 고소했으나 심씨는 적반하장으로 쌍방폭행이라 말하며 엉뚱한 진단서를 제출해 맞고소를 진행했다. 맞고소로는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이전보다 더 심한 폭언과 폭행으로 최씨를 계속해서 괴롭혀왔다. 고통을 참지 못한 최씨는 4일(월)에 밧줄 하나를 들고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 자살 시도를 하지만 입주민들의 만류로 자살 미수에 그치고 이후 10일(일)에 자택에서 또 한번의 자살 시도로 생을 마감하게 됐다.

피해자 최씨는 아내와 사별하고 홀로 두 딸을 키워온 아버지이자 본인 업무에 항상 성실하고 입주민들에게 친절한 경비원이었다. 입주민들은 다친 최씨를 가해자 심씨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병실을 밤새지키기까지 했지만 안타까운 결과를 막을 수 없었다. 최씨의 일이 세상밖으로 나오자 가해자 심씨의 신상정보도 하나씩 나오기 시작했다. 전 연예인 매니저로 종사했던 심씨는 담당 가수에게도 갑질을 서슴치않았다고 밝혀졌다. 

죽기전 최씨가 남긴 15분 분량의 음성 파일과 작은 딸에게 남기고 간 지폐 몇장과 쪽지, 부모님께 억울함을 밝혀달라는 쪽지가 발견되면서 그동안의 심씨의 만행으로 최씨의 고통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었다. 음성 파일엔 "산으로 끌고 가서 너 100대 맞고...", "니가 죽던가 내가 죽어야 이 싸움이 끝나니까" 등 그동안 받은 폭언의 내용과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 도와달라"는 최씨의 흐느끼는 목소리가 담겨있었다. 이번 사건으로 심씨의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는 국민청원이 진행됐으며 경찰은 심씨에게 출국금지명령을 내리고 구속 수사를 받게 했다.

 

-처음은 아니다

이런 갑질은 처음이 아니다. 작년 2월, 30대 남성 승객이 70대 택시기사에 시비를 걸며 폭언을 퍼부은 사건이 일어났다. 30대 남성이 시비를 건 이유는 본인 마음에 들지 않았던 말투 하나 때문이었다. 내려서까지 계속된 폭언에 결국 택시기사와 말다툼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화가 난 승객은 4,200원 요금을 던져 택시기사에게 분풀이를 했고 택시기사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하게 된다.

같은 시기에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실습생이 태움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했다. 태움이란 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괴롭힌다라는 뜻으로 병원 내의 선후배간 갑질이라 볼 수 있다. 오래전부터 태움은 존재해왔고 이에 희생된 간호사들은 셀 수 없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스크를 잠시 벗었단 이유로 아무추어 복서 입주민이 택배기사를 폭행하고 편의점 단말기에 카드를 꽂아달라는 아르바이트생의 말에 본인 몸에 있는 문신을 보여주는 등의 갑질도 일어나고 있다.

대학생들도 갑질을 피할 수 없었다. 선후배간의 군기 문화가 갑질에 속하며 대학생 반 이상이 경험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사회적 분위기로 군기 문화는 조금씩 사라지고 있는 편이지만 여전히 많은 피해자 수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갑질, 처벌은 불가한가?

갑질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를 근절하기 위한 법까지 등장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직장에서의 지위를 이용해 다른 근로자에게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은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이다. 이번 경비원 폭행 사건에 적용이 가능한지 알아보자.

근로기준법상 아파트 입주민을 경비원에 대한 사용자로 보지 않고 있어 위의 법을 적용시키긴 어렵다고 밝혀졌다. 법적 한계로 지적되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가해자 심씨에겐 어떤 법적 처벌이 내려질까?

심씨는 현재 본인이 코뼈를 부러뜨리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부러뜨린 일이 사실로 밝혀지면 상해죄가 적용돼 7년 이하의 징역을 받을 수 있고 피해자 최씨의 유서와 주변 증언으로 협박죄도 성립이 가능하다. 또한 고소한 것에 악의를 품고 폭행을 저질렀기에 보복폭행죄도 성립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해당되더라고 처벌 조항이 딱히 없기 때문에 이름만 있는 법이라는 지적이 계속 되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갑질에 경각심을 가지고 이를 근절하기 위한 법적 강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갑질 사건으로 시끄러운 현재. 우리대학 학생에게 이번 사건에 대해 물어봤다.

 

권현빈(산조공 17)

 

Q. 경비원 갑질 사건을 아는가?

A. 5년 전에도 경비원이 갑질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한 사건이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때도 충격이 굉장했기에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랬는데 더 심해진 거 같다. 피해자 경비원이 남긴 음성 메시지를 듣고 가해자의 만행에 분노했다. 신상 공개된 가해자에 대해 알아보니 이번 갑질이 처음이 아니었다. 

어느 사회에든 갑와 을은 존재하지만 서로 존중하며 가르치고 배우는 관계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의 지위와 자리를 권력삼아 남에게 신체적이고 정신적인 피해를 주는 사람들은 사라져야한다고 생각한다. 

 

Q. 갑질을 당한 경험이 있는가?

A. 아르바이트 중 당한 적이 있다. 카페에서 일하다보면 짧지만 손님과 마주하는 경우가 많다. 반말은 기본이고 본인의 감정을 아르바이트생에게 쏟아내기도 한다. 한 번은 술에 취한 손님이 화가 난 상태로 와 주문을 하고 돈을 던진 적이 있었다. 그때 이게 갑질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은 손님 갑질을 한번씩은 당한 적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손님 입장일 땐 행동과 말투를 의식하며 친절하게 하려고 더 노력하는 것 같다. 

 

Q. 갑질 근절을 위해 어떤 방안이 필요하다 생각하는가?

A. 갑질을 위한 법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있었다. 찾아보니 갑질 신고 이후에 근무장소 변경, 유급휴가 명령의 조치를 취하거나 괴롭힘이 확인된 경우 행위자에 대한 징계를 내린다고 한다. 하지만 괴롭힘이란 증거가 없으면 가벼운 처벌로 끝이나거나 안받는 경우가 분명 발생할 것이라 본다. 그렇게 끝이 나면 갑질은 강도만 세질뿐 변화는 없을거라 생각한다. 처벌을 강화하고 법적 한계를 점점 풀어가는게 맞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갑질 문화를 없애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 필요하다. 보통 갑질을 물려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 부분만 줄더라도 갑질 문화의 끝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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