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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이야기 찾기] 사랑에 빠진 건 정말 죄가 아닐까?
  • 강예진 기자
  • 승인 2020.06.01 08:00
  • 호수 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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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화제의 드라마 부부의 세계가 막을 내렸다. 첫 회부터 마지막 회까지 모든 회차가 화제를 낳았지만, 그 중 “사랑에 빠진 게 죄는 아니잖아!”라는 남자 주인공의 대사는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줘 엄청난 유행을 일으켰다. 남자 주인공이 가정이 있는 상태에서 외도를 저지르고 당당하게 사랑이 빠진 게 죄가 아니라고 외치는 이 장면에서 다수의 시청자는 어떻게 저게 죄가 아닐 수 있냐며 분노했다. 그런데 정말 사랑에 빠진 것이, 죄로 인정될 수 있을까?

 

 이와 관련된 법률로는 간통죄가 있다. 우선 간통이란, 배우자가 있는 남녀가 배우자 이외의 남녀와 성관계를 갖는 행위를 말한다. 그렇다면 간통죄란 무엇일까. 간통죄란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 간통하거나 배우자가 없는 사람이라도 상대방이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간통하는 범죄를 뜻한다.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는 우리나라 형법 241조에 명시되어있던 죄이다. 하지만 간통죄와 관련하여 폐지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헌법 제17조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조항이 가장 큰 이유였다.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내용 때문에 사생활과 비밀의 영역에 포함되는 간통과 정면으로 배치됐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꾸준히 간통죄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헌법에 명시돼 있는 국가에서 부과된 개인의 존엄과 양성의 평등을 기초한 가정생활의 유지의무 이행에 부합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또한, 개인의 성적 자기 결정권보다 가정을 보호하는 법적인 장치가 필요하다는 이유도 함께 들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2015년 재판관 9명 중 7명의 위헌결정으로 간통죄의 내용이 담긴 형법 제241조가 성적 자기 결정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 이에 따라 간통죄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간통죄가 폐지됨에 따라 불륜이나 간통은 형사 처벌 대상에서 벗어나게 됐다. 부부의 세계의 남자 주인공 대사처럼, 이제는 가정이 있는 상태에서 사랑에 빠져도 감옥에 가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민사소송으로 위자료를 받아내는 형식의 개인적인 처벌은 가능하다. 그렇지만 형사 처벌의 대상이 아니기에 돈만 있으면 불륜을 일으켜도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간통죄는 그 무게가 상당히 가벼워졌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사랑에 빠진 건 법률상 죄가 아니게 됐지만, 그만큼 개인의 자율성과 이에 따른 책임이 더 커졌다고 말할 수 있다. 모두가 자신의 행동이 어떠한 결과를 불러올지 항상 유념하고 더 커진 본인의 책임을 느끼며 살아야 할 것이다. 이 책임을 무시한다면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처럼 어떻게든 자신의 과오에 대한 벌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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