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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정당당하게 경쟁하자.
  • 창원대신문
  • 승인 2020.05.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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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 280만 회원 수를 가진 맘카페 등 커뮤니티에서 한 소문이 떠돌기 시작했다. 소문의 내용은 “매일유업 유기농 목장 근처에 원전이 있어서 제품에 방사능 영향이 있을 것이다”, “우유에서 쇠 맛이 난다” 등의 글이었다. 이는 매일유업의 매출 1위인 유기농 우유를 겨냥한 글이었다. 아이들의 먹거리에 민감한 카페 회원들 사이에서 해당 이슈는 파장이 컸다. 같은 아이디로 게시글이 집요하게 올라오고, 수상한 정황에 대리점주 요청까지 올라오자 매일유업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충격적이게도, 경쟁사인 남양유업이 연루된 정황이 발견됐다.

경찰 조사 결과, IP의 소재지는 부산에 있는 한 홍보대행사였다. 해당 홍보대행사에서는 50개의 아이디로 매일유업 비방글 70여 개를 게시했는데, 그 뒤에는 남양유업이 있었다. 남양유업 팀장급 직원 3명과 대행사 측이 매일유업 비방글에 대해 논의한 정황을 포착했고, 남양유업 측이 대행사 측에 돈을 준 사실 역시 확인됐다. 경찰은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하여, 홍원식 회장과 팀장 3명 등 총 7명을 입건했다.

사실, 남양유업이 논란에 휩싸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9년, 2013년에도 경쟁업체 비방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특히 2008년의 멜라닌 파동 당시, 한 일간지의 전면광고에 ‘다른 회사 제품은 확인할 수 없지만, 남양유업의 제품은 100% 안전합니다’라는 문구를 사용해 식약청으로부터 비방 광고라는 지적과 함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2010년에도 과장, 비방 광고로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았고, 소비자들에게 경쟁사 분유에 방사성 논란 물질이 있다며 해당 기사를 링크한 문자를 전송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동안의 논란과 이번의 논란이 유일하게 다른 점은, 홍원식 회장이 입건됐다는 것뿐이다.

논란이 일자 남양유업은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런데 해당 사과문 또한 누리꾼의 냉담한 반응을 끌어냈다. “매일 상하 유기농 목장이 원전 4km 근처에 있다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실무자가 자의적으로 판단하여 논란에 휩싸이게 됐습니다”라며, 실무자의 자의적 판단으로 책임을 미룸과 동시에, 비방글의 대상 업체도 포함한 내용의 사과문을 게재한 것이다. 사과조차 소비자들의 실망을 불러일으켰다.

기자의 또래 사람들은 몇 년 주기로 계속해서 남양유업의 논란 기사를 봐왔다. 네티즌들은 “남양이 남양했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사실, 1964년 설립된 남양유업은 초기 ‘건강한 아기’를 상징하는 브랜드였다. 특히 국내에서는 분유 사업 분야에서 선구자적 역할을 하며, 크게 성공했다. 현재의 남양유업은 어떤가? 소비자에게는 ‘고품질’ 남양으로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비방글’ 남양으로 기억될 것이다.

남양유업뿐만 아니더라도, 사회에서 경쟁을 위해 타인의 약점이나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이용해 견제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우리 사회가 아무리 경쟁 사회라 한들, 그런 모습을 보면 정이 간다기보다는 눈살이 찌푸려질 때가 많다.

스포츠 정신에는 ‘페어플레이’라는 말이 있다. 스포츠에서 강조되는 도덕적 가치로, 정당한 승부를 의미하는 말이다. 남양유업이 계속해서 현재와 같은 경영 전략을 고수한다면, 소비자에게 남양유업이 잊히는 것은 먼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지금이라도 스포츠맨십의 일종인 ‘페어플레이’ 정신을 받아들여, 정정당당하게 경쟁하는 남양유업이 된다면 소비자들도 다시 한 번 남양을 봐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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