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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책임 없는 공허한 말
  • 창원대신문
  • 승인 2020.04.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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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1대 총선이 막을 내렸다.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인해 유례없는 선거였지만 최종 투표율 66.2%라는 놀라운 수치와 함께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런 변수 속에서도 선거운동은 이루어졌다. 많은 후보가 다양한 공약을 내세우며 국민들의 표를 얻기 위해 열심히 유세를 펼쳤다. 그래서인지 선거철에는 늘 ‘공약을 보고 투표하자’라는 말이 후보자 입에서도, 유권자 입에서도 자주 나오는 공식처럼 자리 잡았다. 말 자체를 두고 보면 아주 훌륭한 말이다. 특정 당이나 사람에 대해 무조건적인 지지를 지양하고 개인의 판단에 의해 합리적으로 투표하는 것을 독려하는 말이다. 하지만 공약만 봐선 안 된다. 공약을 내세운 사람의 발자취를 보고 그 공약을 현실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지금 우리는 책임 없는 공허한 말이 너무도 빈번하게 사용되고, 그것이 쉽게 진실로 둔갑하기도 하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 유세 기간이면 늘 언론에 등장하는 키워드가 있다. 바로 정치인의 막말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여러 가지 막말이 등장했는데 그중 가장 화제가 됐던 것은 차명진 미래통합당 후보의 막말이다. 그는 세월호와 관련된 막말을 했고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퍼져나갔을 때도 그의 태도는 한결같았다. 그가 속해있는 당에서도 개인의 자질 문제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하지만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되자 당에서는 공개 사과를 했고 결국 후보를 제명하는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후보는 끝까지 사과하지 않았고 오히려 억울하다며 입장을 표했다. 그의 막말은 사실인지 아닌지 검증되지 않은 주장에서 비롯된 것이었고 이 주장을 낸 사람도, 그 주장을 바탕으로 막말을 한 사람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 결국 책임 없는 공허한 말에 명백한 피해자들만 생긴 것이다.

 하지만 정치인이 지켜야 할 중요한 덕목 중 하나는 바로 책임이다. 본인이 세운 공약에 대해 사명감을 가지고 이행하려 노력해야 하며, 이행하지 못하더라 해도 책임을 지는 자세로 경건하게 국민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그런 정치인을 찾기란 쉽지 않다. 청문회만 했다 하면 ‘모르는 일이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와 같은 말은 언제나 나오는 상투적인 말이 됐다. 국회의원들은 국회에 입성하기 전에는 좋은 공약들로 지역구의 주민들을 책임지겠다 하지만, 막상 국회에 입성하고 난 뒤의 자취를 보면 진영 논리에 휩싸여 당을 위해 장외 투쟁을 하거나 몸싸움을 벌이고 막말로 반대 성향의 당원들을 깎아내리기에 바쁜 경우가 많다. 본인이 책임지겠다고 한 지역구의 주민들은 그들에게서 잊힌 지 오래다. 

 이런 정치인의 책임지지 않는 모습에 우리는 늘 신경이 곤두서있어야 한다. ‘그 나물에 그 밥’과 같은 정치 무관심을 동조하는 말 따위에 휩쓸리지 않으려 애써야 하고 정치인들의 오만한 태도에 눈감지 않아야 한다. 정치인들이 가진 권력은 온전히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이렇게 노력해야만 매번 책임 없는 공허한 말에 기대어 반대 진영을 공격할 뿐 국민들을 위해 실질적으로 일하지 않는 구시대적인 정치인들을 몰아낼 수 있다. 우리를 위해서, 더 나아가 다음 세대를 위해서라도 국민을 위해 일하는 진정한 정치인이 더 많이 나올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기회를 버려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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