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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일언] 속도 보다는 방향
  • 강예진 기자
  • 승인 2020.03.30 08:00
  • 호수 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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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도 보다는 방향’ 어디서 한 번은 들어봤을 법할 말이다. 하지만 너무 모범적인 말이라 실제 우리 생활 속에서는 저 말의 가치를 알 법한 일들이 잘 생기지 않는다. 우리가 살고 있는 경쟁 사회에서는 타인들보다 빠른 사람을 ‘대단한 사람’으로 치켜세우고 동경하게끔 만든다. 그래서 기자도 대학에 입학한 첫해, 성취감보다는 쓰라린 상처를 많이 받기도 했다.

 기자는 재수를 거쳐 대학에 들어와 스스로가 남들보다 느리다고 판단해 주위의 또래들보다 무엇인가를 빨리해내야겠다는 남다른 포부를 가지고 대학 생활을 시작했다. 눈에 보이는 성과를 빨리 얻어내서 남들보다 뒤처지고 있지 않다는 일종의 면죄부를 받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생각만큼 많은 것을 이뤄내지 못했다. 하고 싶은 활동은 많았지만, 대학에 오기 전까지 우물 안 개구리였던 기자는 별다른 이력이라고 할 것이 없었고, 취미와 흥미만으로 지원서를 채워 나가야 했다. 목표치가 높았던 만큼 능력도 그만큼 길러야 했는데 당장 눈으로 보이는 성과에 눈이 멀고, 여러 활동을 하는 또래 친구들이 마냥 부러워 당연한 사실을 간과했다. 그렇게 수많은 대외활동에 지원서를 넣고, 떨어지기를 반복했지만 다른 지원자들보다 능력치가 낮았던 기자에겐 합격의 구멍은 너무 좁았고 계속되는 탈락 소식에 자존감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해가 바뀌고, 상황은 갑작스럽게 바뀌기 시작했다. 작년에 비교적 합격 조건이 까다롭지 않은 봉사활동에 여러 번 참여했던 경험과 신문사를 비롯한 교내활동 이력이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활동할 당시에는 그저 좋아서 한 것이었지만 지나고 보니 일종의 스펙이 되어 나라는 사람을 잘 설명할 수 있는 도구가 됐다. 이 덕분에 작년에는 경쟁률이 높아 상상도 하지 못했던 활동에 덜컥 붙기도 하고, 작년에는 떨어졌지만 다시 지원해 붙은 활동도 있다. 합격 자체의 기쁨도 있었지만 이제 좋아하는 일을 더 전문적으로,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 기뻤다. 이때, 기자는 ‘속도 보다는 방향’이라는 말의 가치를 알게 됐다.

 원하는 것을 이루고 나니 늘 속도가 느려 걱정하던 나의 모습은 정말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목표가 있고,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결국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체험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속도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저 사람마다 속도가 다른 것일 뿐이고, 이는 차이일 뿐이지 틀린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기자는 앞으로도 ‘빨리’보다는 ‘올바르게’ 꿈을 향해 달려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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