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여론 독자마당
[독자투고] 신인류가 잃어버린 인문학
  • 이혜원/인문대·철 18
  • 승인 2019.11.25 08:00
  • 호수 652
  • 댓글 0

21세기를 살아가는 신인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무엇이든 쉽게 얻고, 배우며 남의 것을 내 것으로 만들 수도 있다. 클래식에 나오는 자전거 탄 풍경은 한강을 지나는 2호선 창밖에 그쳤고, 삐삐를 사용하던 사람들은 스티브잡스의 피조물을 쥐고 말을 상실했다. 9시 뉴스에 연이어 등장하는 속보들에는 이름 없는 시신들의 행방을 찾기 일쑤였으며 드라마 스카이캐슬은 내가 몰랐던 기득권층의 현실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너무도 당연하게 정보를 얻고 질서를 어지럽히며 타인과의 경쟁속에서 살아간다. 경쟁을 하기 위해 지식인들의 지성을 복사하는 것으로 만족하다 간헐적으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모습을 잃은 지경까지 도달한 것 같다. 이러한 현실은 인문학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학에 입학한 이래로 나의 진로를 걱정하기 시작한 것은 주변의 시선 때문이었다. “철학 배우면 어디 취업할 수 있니?”, “복수전공이나 전과는 어느 과로 생각하고 있어?” 등과 같은 질문들이 내게 난무했다. 나를 대신해 진로를 걱정해주는 사람들로 인해 어느 순간부터 나의 전공에 대해 불확신한 생각이 들었다. 나를 포함하여 본인보다 타인들의 시선 때문에 전공을 살리지 못하고 있는 인문학도들이 많을 거라 예상해본다. 그러나 우리들은 남과 차별화된 삶을 살아야한다. 앞서 말했듯 우리는 모든 정보를 쉽게 얻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식들의 가치는 훼손된 지 오래며 유행하는 기사들을 읽고 유행하는 정치적 성향을 믿는 멍청이들은 우리의 친구, 가족, 이웃이었다. 인문학이 2-30대에겐 외면받는 반면 4-50대에 들어선 중장년층들에겐 재조명되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대개 대학생이나 직장초년생들은 누군가의 지휘아래에서 배움의 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중장년층이 된 이후로는 누군가를 지휘해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평생을 배워만 오다가 누군가에게 가르침을 줘야하는데, 자기 자신도 뭐가 옳고 그른지를 모르는 것이다. 그래서 인문학의 중요성을 뒤늦게 깨우치는 경우가 대다수다. 21세기를 이끌어 나가야 할 대한민국, 전 세계의 선두주자가 되어야 할 대한민국이 되려면 인문학의 중요성에 대해 고찰해야한다. 애초에 미국의 하버드대학이나 예일대에서는 인문학전공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나를 포함한 세상의 모든 인문학도들이 자신이 전공하는 학문에 대해 자부심을 느껴 전공을 발전시켰으면 좋겠다. 자신의 잣대를 드높일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들이 이 사회에 즐비해지는 날이 오길 고대한다.

<저작권자 © 창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혜원/인문대·철 18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