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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진의 Talk Talk] 대학지식 :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것
  • 정현진 편집국장
  • 승인 2019.11.11 08:01
  • 호수 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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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운의 책 <에디톨로지>에서 대학의 지식권력은 더 이상 주목받지 못하고 그 내용은 실질적인 경험을 통해 얻는 대중지식과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고 설명된다. 또한 현대사회에서 지식은 단순히 그 정보제공의 수단으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지식을 어떻게 편집하고 가공하느냐에 따라 깊이가 달라진다고 말한다.

그 예로 ‘미네르바사건’을 언급했다. 미네르바라는 닉네임을 가진 한 네티즌이 대학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지만 2008년 하반기 리먼 브라더스의 부실과 환율폭등 및 금융위기의 심각성, 그리고 당시 대한민국 경제추이를 예견하는 글로 경제변동을 정확히 예측한 사례다. 이 사건을 지켜본 사람들은 지식권력이 더 이상 대학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물론 미디어의 발달로 다양한 분야의 정보들을 적은 시공간적 비용으로 접할 수 있게 된 것은 사실이다. 오히려 한 학과 내에서 배울 수 있는 지식의 한계를 넘어 자신이 원하는 부분까지 여러방면으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정보를 받아들이고 자신만의 지식으로 흡수시키기 위해서는 정보를 얻는 과정에서 충분한 숙고가 필요하지 않을까. 무조건적인 정보습득보다 자신에게 맞는 정보가 무엇인지 알고 골라서 잡아낼 수 있는 능력이 필수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 숙고를 할 수 있게끔 기본실력을 다져주는 곳이 대학이라고 생각한다. 그리스 아테네에는 뤼케이온이라는 곳이 있다. 이 곳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제자들을 가르친 곳으로 이후 그의 학교를 가리키는 명칭이 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연구자들은 뤼케이온을 ‘유럽대학의 선구자’라고 부른다. 도서관, 자료실, 연구실 등 교육에 필요한 공간이 잘 갖춰져 있는데 이후 많은 대학들의 본보기가 된다. 그 곳에서 그는 “모든 인간은 본성적으로 알고 싶어한다. 모두 지식을 갖출 기회를 제공받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가 대중지식이라 여기고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지식의 밑바탕에는 충분한 배움과 지식습득과정을 통해 가공되는 흔적이 남아있다. 따라서 대학지식이 더 이상 무의미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지식들이 새로 생겨나기 위한 기본바탕이 되고 있어서 겉으로 보기에 그 위력이 약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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