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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진의 Talk Talk]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 스며드는 나의 시간
  • 정현진 편집국장
  • 승인 2019.09.09 08:00
  • 호수 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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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짧게만 느껴졌던 여름방학이 끝났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계절이 여름이라 항상 길게만 보였다. 하지만 두 달동안 흘린 땀들이 내려오기도 전에 옷에 바로 스며든 것처럼 나의 여름도 그렇게 흘러갔다.

어쩌면 난 개강을 기다렸는지도 모르겠다. 방학을 하고 이제 좀 여유로워졌다는 생각에 평소 하고 싶었던 일들을 계획했고 비는 시간마다 그것들을 채워나갔다. 그러다보니 나의 캘린더는 빈틈없이 빼곡해져갔고 집에 있을 수 있는 시간은 점점 없어져갔다. 일정을 다 취소하고 집에만 있고 싶었을 때도 많았다.

하지만 빠르게 지나간 나의 시간들에 대해 후회는 하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그 후회들보다 훨씬 값진 경험들이 나에게 자리잡았기 때문에 후회를 할 틈도 만들고 싶지 않다. 그만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또한 그런 경험을 통해 내가 어떤 부분에서 더 노력해야하는지 알 수 있었으니까. 어느 정도 해봤다 싶으면 또 새로운 일들이 나타나고 하고 싶은 일이 생겨났다. 빅데이터가 판을 치는 사회에서 내가 사용하는 sns에서는 보란 듯이 대외활동, 클래스, 캠프, 강의 등의 정보가 와르르 쏟아져나왔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 한 가지 신청하고 돌아서면 또 흥미가 생겨나 하루에 2~3개는 확인을 해야 성이 찼다.

그런 나를 보고 주위에선 왜 그렇게까지 하는거냐며 질문을 던지곤 한다. 정확한 이유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러나 하지 않아서 누릴 수 있는 편안함과 휴식보다 힘들지만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나의 가치판단에 있어 우위를 차지했다. 물론 사람마다 판단의 기준은 다르겠지만 적어도 난 그랬다.

어느덧 나의 좌우명은 ‘한 번 사는 인생, 잠은 죽어서 충분히 잘 수 있다’가 됐다. 살면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은 최대한 누려보고 죽어야하지 않겠는가. 누군가는 여행에서, 누군가는 책을 통해 시간 속 경험을 만난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새로운 만남 혹은 우연한 인연으로부터 마주치는 순간들에 감사하며 오늘 하루도 우리는 바삐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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