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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없어진 학점, 괜찮을까요?
  • 김민경 기자
  • 승인 2019.05.27 08:00
  • 호수 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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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에게 학점이란 가장 기초가 되는 스펙이다. 그래서 대다수의 학생들이 높은 학점을 받고 싶어하고 학점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런 학점들이 갈수록 의미가 사라져간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기업들이 학점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인해 학점의 의미가 무의미해져 평가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세우기 때문이다. 이 ‘학점 인플레이션’이란 무엇일까? 또한 과연 학점은 중요한 것일까?

 

학점 인플레이션이란?

학점 인플레이션은 통화량이 늘어나면 통화가치가 떨어지는 인플레이션처럼 학생들에게 학점을 후하게 줘 A+, A0 등의 성적 가치가 무의미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대학생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취업인데 학점이 높을수록 취업이 잘 된다. 그렇기에 학생들은 학점에 집착하게 된다. 과거에는 대학에서 절대적 기준에 따라 평가하고 인원 제한이 없는 절대평가를 하던 때가 있었는데 기준 안에만 든다면 모든 사람이 학점을 잘 받을 수 있었기에 학점 인플레이션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다. 이로 인해 상대평가가 강화되기 시작했고 상대평가가 대학 전반에 빠르게 뿌리내린 원인이기도 하다.

 

학점 인플레이션의 부작용

앞서 말했듯이 취업난으로 인해 학점이 중시됐는데 고학년이 될수록 학점을 잘 받기 위해 절대평가로 운영하는 수업을 많이 듣는다. 만약 학점이 낮게 나오거나 하면 교수님을 찾아가 학점을 올려 달라 부탁하거나 재수강을 하게 되는데 교수님은 자기 학생이라서, 대학의 취업률을 높이고 싶은 마음에 학점을 올려주거나 최대한 좋은 성적을 주는 경우가 많다.

또한, 상대평가는 교수님들의 평가 기준에 따라 다양하게 평가될 수 있다. 만약 A 이상을 받을 수 있는 비율이 30%라고 하자. 그럼 A0와 A+을 받을 수 있는 비율이 30%인데 이것이 차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비율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교수님의 재량에 따라 ‘플몰(플러스 몰아주기)’이 일어날 수도 있다. 학생들은 수업의 내용을 보기보다는 플러스 학점을 받기 위해 이 수업을 선택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고 이 플러스 때문에 두 단계나 밀려나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들은 대학마다 천차만별이어서 기업에서는 학점을 더는 신뢰하지 못하게 된다. 기업은 학점을 보고 그 사람의 성실함이나 대학생활의 태도를 평가할 수 있는데 학점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이제 기업은 학점뿐만 아니라 다른 스펙들까지도 보게 되어 대학생이 신경 써야 되는 부분은 더 늘어나게 됐다.

 

학점 인플레이션에 관련한 제도

제도를 말하기에 앞서 대학교에서 ‘학점 세탁’이라고 불리는 은어가 있는데 제도를 통해 낮은 학점을 높은 학점으로 바꿔 학점을 세탁한다는 의미로 쓰이는 용어이다. 이 제도에는 처음으로 재수강 제도가 있다. 학교마다 제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학점이 C이하이면 재수강을 할 수 있다. 재수강이란 수강한 학과목의 학점을 따지 못하였거나 학점이 좋지 않았을 때 다시 그 강의를 받을 수 있는 것을 뜻한다. 이 제도는 학점인플레이션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만약 자신이 성적이 B학점이 나올 거 같은 학생들은 아예 그 시험을 포기하거나, 교수님에게 찾아가 학점을 내려달라고 말하는 경우가 생긴다. 학점을 낮게 받아 재수강을 해 학점을 더 높게 받으려는 경우다. 재수강을 하기 위해 학생들은 졸업을 늦추기도 하는데 이것은 전부 졸업학점을 높게 받으려는 이유이다.

재수강은 많은 문제가 되는데 그 중 하나가 부정 청탁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김영란법 시행 이후 교수님에게 부탁의 말 한마디조차 조심스러운 사회가 되었는데 재수강을 위해 학점을 낮춰달라고 부탁하는 것은 김영란법과 잘못하면 연관이 될 수가 있다. 또한, 이런 문제에 대해 학교 규정에 정확하게 명시되어 있는 곳이 많지 않아 제대로 된 규정을 만들지 않으면 논란의 여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런 학점 인플레이션에 관해서 최근 대학들은 재수강 제도를 강화하고 있는데 우리대학은 이번 년에 재수강 최고 학점을 A+에서 A0로 낮추어 재수강에 대한 차별을 두기 시작했다. 다음은 학점 포기제 제도이다. 학점 포기제는 취득한 학점을 학생 스스로 포기할 수 있는 제도이다.

학점 포기제를 통해 자신이 낮게 받은 학점을 포기해 평균 학점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이것 또한 학점 인플레이션과 관련된다. 학점 포기제는 자신들의 적성에 맞지 않는 강의나 어려운 과목을 쉽게 포기할 수 있어 문제가 되기도 하고 교수권을 침해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학점을 주는 사람은 엄연히 강의를 진행하는 교수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대학에서는 학점 포기제가 실시되지 않고 있다.

 

다른 대학의 사례

학점 인플레이션 현상을 줄이기 위해서 서강대학교는 한 학기당 재수강 최대 과목을 최대 2과목에서 1과목, 부산대학교는 영어 원어 강의를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 전환했다. 연세대학교에서는 3회로 재수강 횟수를 제한했고 우리대학과 고려대는 수강신청변경 기간 이후엔 수강신청취소 자체를 아예 금지했다. 홍익대, 경상대, 경북대 등 많은 대학교에서는 재수강 최대 학점을 B+로 제한하고 있다.

최근 대학교에서는 상대평가로 진행되는 성적 평가방식에 학생들이 너무 학점에만 집중하고 협력과 토론을 통해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대학의 교육 취지와 너무 벗어난다고 한다. 이에 성적평가 제도들이 바뀌고 있다. 교수의 재량으로 전공과 과목 성격을 고려하여 효율적 평가방식 도입하거나 패스 논 패스 제도를 시행해 학점보다는 수업에 학생들이 집중할 수 있는 방식 등 많은 대학에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학점이 중요한가요?

위와 같이 학점 인플레이션 문제가 부각되자 학생들 사이에선 “학점이 그렇게 중요한 걸까?”라는 의구심이 들 것이다. 결론만 말하자면 높으면 높을수록 좋은 것은 맞다. 전문 대학원 진학이 아닌 취업이라는 관점에서는 점수 자체보다는 기준점을 넘느냐가 중요하다. 보통의 기업들은 3.0이상, 3.5이상, 4.0이상과 같이 몇 점 단위로 끊어서 점수를 매기기 때문에 0.1점 정도의 차이는 중요하게 보지 않는다.

모 기업의 직원은 취업에 관해 “요즘 학점을 보면 구닥다리 기업이라는 소리를 듣는다”며 “3.3~4.4 범위 내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학점 관련 질문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학점이 낮더라도 직무와 관련 된 경험이 많은 사람을 뽑으려고 한다”고 말했으니 학점 0.1을 올리기 위해 노력할 시간에 직무와 관련 된 스펙을 쌓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면접관들이 학점을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고 해도 다른 모든 조건이 같을 때 평점이 낮은 사람보다는 높은 사람이 더 유리하면 유리했지 적어도 불리해지진 않는다. 그러니 3.5이상은 되야 학점으로 손해보지 않고 안심할 수 있다는 사실은 기억하자.

김민경 기자 bedinos@changwon.ac.kr

김은혜 수습기자 dmsehd1123@changw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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