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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레이와 시대, 건강한 한·일 관계의 시작점 돼야
  • 창원대신문
  • 승인 2019.05.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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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수), 일본의 새 일왕인 나루히토의 즉위와 함께 새 연호인 레이와(令和) 시대가 열렸다. 일왕은 일본에서 천황(天皇)으로 불리며, 공식적으로는 국정에 관여하지 못하는 상징적인 존재다. 하지만, 일본 사회 내에서 일왕의 위치는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영역에 있다. 그렇기에, 일본 새 왕의 즉위는 국제적으로도 큰 관심을 받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베총리의 초청을 받아 다음 달 25~28일 일본으로 건너가 새 일왕 주최의 궁중만찬에 참석할 정도다.

일왕은 즉위 후 조현의식에서 “헌법에 따라 일본 국가 및 일본 국민통합의 상징으로서의 책무를 다할 것을 서약한다”며 “세계의 평화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밝혀, 평화주의를 계승하는 듯 한 모습을 비췄다. 특히, 전 아키히토일왕이 과거 일본 군국주의가 촉발한 전쟁을 반성하고, 한국과의 ‘인연’을 강조하는 등 평화주의를 지향했다. 이런 행보는 아베총리의 일본 과거사 외면과는 대비됐으나, 결국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직접 사과 등 적극적인 과거사 정리로 나아가지는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나루히토 일왕이 전쟁을 겪지 않은 전후세대로서 첫 일왕인 만큼 평화에 대한 언급은 굉장히 중요한 모습으로 해석된다. 바로, 오랜 시간동안 계속 된 한일갈등에 보다 명쾌한 해답을 던져줄 수도 있다는 기대감을 주기 때문이다.

이렇듯 많은 이들이 새로운 일왕 시대의 출발이 역대 최악이라 불리는 한일관계를 복원할 수 있는 계기로 여기고 있다. 아베 정권은 지지층 결속과 연장 집권을 위해 우경화, 역사 왜곡, 군사 대국화, 한일 갈등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와 같은 역사수정주의가 강화되며, 일본의 과거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에 대한 반성을 담은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가 무력화됐다. 또한, 아베 총리는 평화헌법의 개정과 재무장화, 자위대 역할 확대 등을 추진하면서 주변국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베 총리가 ‘일왕 즉위와 연호 교체에 따른 분위기 쇄신을 헌법 개정으로 연결지으려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드러낸다.

일본 국내 여론조사에서 58%가 ‘레이와 시대에 일본이 좋은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73.7%가 ‘새 연호에 호감을 나타낸다’ 등 일본 내에서도 새 일왕을 맞이하는 출발점이 꽤 순조로워 보인다. 이처럼, 현 일왕의 시대가 열려 보다 건강한 한·일관계가 재정립되기를 바란다. 평화를 바라는 일왕에 따라, 일본 내의 혐한 분위기가 해소되며 우리나라 기업이 어느 정도 입지를 되찾고, 일명 ‘혐한’이라 불리는 일종의 테러 행위들도 잦아들기를 기대해 본다. 물론, 이 모든 과정은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명확한 해결을 통한 ‘역사의 재정립’이 선행되어야 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듯이 한·일 관계에 있어, 우리의 지난 역사를 늘 되새겨야 한다. 일왕이 말하는 평화가 우리를 향한 사과와 그 동안 상처받은 모든 이들을 위한, 진정한 평화로 귀결되기를 바라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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