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여론 칼럼
[숨은 이야기 찾기] 빈곤포르노의 진실
  • 김민경 기자
  • 승인 2019.05.18 08:00
  • 호수 644
  • 댓글 0

다들 TV시청 중 빈곤한 사람들을 위한 기부단체들의 광고를 한번쯤은 접해봤을 것이다. 이제 막 걷는 시기의 아이들에게 파리가 엉겨 붙고 제대로 된 음식과 물을 먹고 마시지 못하는 상황들이나 다 무너진 건물 앞에 앉아 희망을 잃은 사람들의 모습들을 보여주곤 한다. 또한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 문구와 함께 광고를 접한 사람들은 측은함이 생겨 지갑을 열게 된다.

기부 광고의 숨은 이야기는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기부 광고들은 실제로 겪고 있는 가난이나 빈곤을 더 자극적으로 사람들에게 노출시켜 기부를 하게 만드는 영상이나 사진을 만든다.

이는 빈곤 포르노라 불리며 1980년대에 국제적 자선 캠페인에서 시작됐다. 한 기부 광고에서 자극적인 영상을 내보내자 엄청난 금액의 기부금이 모였고 그 이후 같은 효과를 기대하며 다른 광고들도 자극적인 영상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이 빈곤 포르노 안에도 숨은 이야기가 있다. 실제 상황들만을 영상에 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대표적인 예시로 에티오피아의 식수난 문제가 있다. 한 방송사에서 에티오피아의 식수난 영상을 위해 갔지만 식수난이라 단어를 칭하기엔 깨끗한 식수가 제공되고 있었다. 하지만 방송사에선 그 사실을 숨기고 더러운 물을 에티오피아의 어린 아이에게 억지로 마시게 하고 그 모습을 영상에 담았고 방송에 내보냈다.

또 다른 방송사에선 필리핀의 가난함을 보여주기 위해 촬영을 갔지만 생각보다 깨끗한 상태의 옷을 입고 있는 어린아이를 마주쳤다. 아이의 옷을 다른 옷으로 갈아입히고 촬영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 당시의 필리핀 아이에게도 큰 상처가 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외에도 인도의 가난을 알려주는 사진을 찍은 이탈리아 작가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아마 이번 기사로 빈곤 포르노라는 단어를 처음 접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분명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은 많고 기부 광고는 중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과하게 자극적인 영상들로 우리에게 잘못된 고정관념을 만들어주고 있다.

기부를 통해 도움을 주는 것은 좋지만 프레임만을 보고 도움이 필요한 나라와 사람을 판단하기보단 더 신중하고 건강한 인식도 함께 필요하다. 또한 이러한 빈곤 포르노를 사람들에게 자주 노출시킨다면 접한 사람들도 자극적인 영상들에 익숙해져 긍정적인 효과가 계속되지 못할 것이다. 방송사들은 이를 인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창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민경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