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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디지털 독재인가 규제인가
  • 창원대신문
  • 승인 2019.03.21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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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인터넷은 우리에게 뗄래야 뗄 수 없는 필수적인 요소이다. 최근 정부가 해외 불법 사이트 접속을 막기 위해 차단하는 기술을 고도화하면서 인터넷 검열 논란 문제가 불거졌다. 기존에도 해외 불법 사이트에 대한 차단은 시행됐지만 기술을 고도화 하는 과정에서 패킷의 일부분을 해킹한다는 것이 문제가 됐다. 이는 국가가 마음만 먹으면 불법 사이트 차단을 명분으로 인터넷 검열 혹은 패킷 감청 등으로 악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다는 우려가 논란의 쟁점이다.

기존에 인터넷 불법 사이트에 대한 차단은 이용자가 접속하려는 사이트 주소가 블랙리스트와 일치하면 접속 차단 사이트로 접속을 유도하는 URL 차단 방식이었다. 기존의 URL 차단 방식은 http 방식에서는 통했지만 http의 보안 취약점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https는 차단 할 수 없었다. 따라서 https 방식을 이용한 해외 불법 혹은 유해 사이트가 우후죽순 생겨났다.

기존의 URL 차단은 우리가 목적지에 도착하면 목적지 앞에서 차단을 하는 형태였다. 하지만 새로 도입한 SNI 필드 차단은 우리의 목적지가 어디인지 제 3자가 미리 보고 그 자리에서 차단을 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제 3자가 우리의 목적지 즉, 접속하려는 서버 주소를 알 수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인터넷 검열에 대한 정부의 명분는 불법사이트로 인한 아동청소년 음란물, 불법촬영물, 불법도박 피해자의 구제이다. 하지만 유해 사이트에 대한 판단 기준이 모호할 뿐만 아니라 일방적인 차단만 존재하는 기형적 구조이다. 이는 정부의 주관적인 판단하에 이상이 없는 사이트가 불법 사이트로 지정될 수 있는 위험성이 분명히 있다.

또한 2017년 발생한 계엄령 모의 사건 당시 언론에 공개된 계엄령 문건 전문의 주요 내용들을 보면 인터넷 포털 사이트 및 SNS 차단 자료가 있는 만큼 SNS나 인터넷이 영향력이 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의 유명 언론사 포브스 또한 현 정책이 디지털 독재 체제로 향한다며 비판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접속차단을 시행하는 국가가 많다는 입장을 표했는데 30여 개국 중 대부분의 국가들 URL 차단 방식을 도입하고 있고 SNI 필드 차단을 시행하는 국가는 현재까지 중국과 한국이 유일하다.

또한 과거 박근혜 정부 당시 테러방지법을 통과시키려하자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테러방지법 필리버스터까지 하면서 국민의 기본권과 자유권을 침해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 이번 논란 또한 인터넷 검열의 시초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가만히 있는 것은 내로남불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또한 리벤지 포르노의 불법 유통을 막는 것이 목적이라면 접속 자체를 막는 것이 아니라 리벤지 포르노가 업로드 된 사이트에 영상 삭제를 요청하고 생산자와 유통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내리는 것이 옳다. 즉, 유통을 막을 것이 아니라 생산과 소비를 막아야하는 것이다. 접속 자체를 막는 것은 구시대적인 미봉책에 불과하다.

현 정부의 이번 정책은 결정과정에서 국민들이 공감하지 못했고 제대로 소통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대한민국은 국민이 주권을 가진 민주공화국이다. 하지만 지금 정부가 내세운 정책은 중국의 인터넷 검열 과정의 일부와 다름없다는 것을 인지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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