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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진로를 결정하기까지의 과정
  • 이보람/사회대·법 18
  • 승인 2019.03.21 19:40
  • 호수 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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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1월, 법학과로 전과를 했다. 이는 나에게 굉장히 특별한 의미가 있다. 고등학교 3학년 당시 나는 대학 입시 원서를 작성하기 직전에 6년간 준비했던 승무원이라는 꿈을 포기했다. 대학을 포기할 수도, 재수를 하기도 애매한 상황에서 나는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갈피를 잡지 못해 막막했다. 아버지는 내가 국립대에 가기를 원하셨고, 따라서 나는 1학년 전공과목이 작은 어문계열로 원서를 쓴 후 1년간 시간을 갖고 진로를 찾아보기로 했다. 하지만 목표 없이 하는 공부와 쉽게 찾아지지 않는 진로는 내 불안함을 고조시켰다. 어정쩡한 상태로 한 학기를 마친 후 나는 갑작스레 어학연수를 가게 됐다. 급하게 준비했기 때문에 어학원 매니저가 메일로 전송해 준 자료만 봤다. 하지만 그곳의 실제 모습은 방 안 곳곳 엄청난 양의 곰팡이로 덮여 있을 뿐 아니라 쥐와 바퀴벌레로 인해 잠을 청할 수도, 거의 생쌀에 가까운 밥이 매 끼니마다 나와 생활의 기본적 요건조차 충족되지 않은 열악한 곳이었다.

나는 내가 받은 정보들과 실상이 다름에 대해 의문을 가졌고 인터넷에 학원을 검색했다. 놀랍게도 모든 글은 학원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고 작성되어 있었고 이는 한국의 유학원 쪽에서 후기글을 작성한 학생들에게 돈을 지급했기 때문에 학생들은 열악한 시설을 감추기 위해 사진에 필터를 몇 겹 씩 씌우고 음식은 현지 학원에서 사진이 잘 나올 수 있도록 조명까지 설치하는 치밀함에 의한 것이었다. 이 글들은 모두 광고성이었으며 매니저에게 제공받은 자료와 사진들 또한 약 20년 전 개관 당시에 촬영된 사진이었다. 이 모든 것을 토대로 어학원을 상대로 부당함을 주장했으나 단지 내가 어리다는 이유로 그들은 모든 것을 내 투정으로 돌려 부모님께 전달했다. 나는 최대한 증거물을 모아 소비자보호센터에 글을 작성하고자 했지만 어떤 법률이 적용되는지, 용어를 하나하나 이해하고 글을 적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부당함을 주장함에도 그것을 감추기에만 바쁜 어른들의 모습과 법에 대한 무지함으로 실질적 피해를 본 나는 다른 누군가는 이런 피해를 받지 않았으면 했고, 이로 인해 법조인이 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게 되었다.

이후 법학과로 전과를 위한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전공으로 인해 학점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해 모든 과목을 교양으로 채웠다. 2학기를 보내면서 가끔 내가 정말 할 수 있을까? 겨우 찾았는데 전처럼 또 물거품이 되어버리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에 불안했지만 좋은 성과를 내 전과에 성공했다. 아직 개강한 지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어렵게 찾은 진로인 만큼 매 수업시간이 나에겐 즐겁다. 진로로 인해 고민이 많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나는 내게 닥친 일로 인해 진로를 찾긴 했지만 진로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다양한 형태로 기회가 찾아온다는 것을 느꼈다. 현재 위치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제된 재능을 발견할 수도 있기 때문에 여러분들이 어떤 경험이든 부딪혀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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