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여론 사설
벌어지는 소득격차와 모래위의 성
  • 창원대신문
  • 승인 2019.03.04 08:00
  • 호수 640
  • 댓글 0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상위층과 하위층의 소득 격차가 최대로 벌어졌다. 이는 현 정부가 최저시급 인상, 복지지출의 증가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소득의 불평등한 분배가 심화됐음을 보여준다. 소득분위 중 1분위의 소득 감소와 5분위의 소득 증가가 이 같은 결과에 크게 영향을 끼쳤다. 특히 1분위의 경우 정부의 복지로 인한 소득은 11% 증가했으나, 근로소득은 되려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최저시급이 급격하게 오른 탓에 이들이 주로 종사하는 업종에서 일자리가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우리는 IMF 사태를 겪은 이후, 이른바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놀라운 경제성장을 보였고 현재는 전 세계 12위의 국내총생산, 국민총소득(2017 통계청 KOSIS 기준)을 자랑하는 위치에 서 있다. 하지만, 급격한 성장의 여파로 인한 경제 수준과 시민의식 간의 차이와 윤리적 공백, 환경오염 등 여러 문제도 발생했다. 또한, 현재의 양극화된 소득간극도 이의 연장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여태 ‘잘 살고, 잘 버는 것’에만 초점을 맞췄지만, 이를 공평하게 분배할 사회적 제반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다. 따라서, 단순히 소득을 높이는 차원을 넘어서서 그간의 불평등한 소득분배부터 다잡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어떤 시도를 하든 간에 결국 젖은 모래성 위에 성 쌓기처럼 근본적인 해결을 회피하는 속임수에 그치고 말 것이다.

또한 이런 빈익빈 부익부, 양극화는 비단 현재에만 나타나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동안 형제간의 우애를 다룬 작품으로 배워 온 고전 소설인 <흥부전>에도 이런 사회상이 잘 드러나 있다. 사실 이 소설은 빈부의 격차가 극심해진 조선말을 배경으로 하며, 흥부와 놀부라는 당시 사회 계층상 양극단의 인물을 내세운다. 상부상조하는 흥부와 제비의 모습을 미덕으로 삼으며, 결국 계층 간의 화합 없이는 한쪽이 망하든가 모두가 망하는 파국으로 치달을 것임을 역설한다. “역사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자들은 그 역사를 반복한다”는 말이 있다. 우리는 이미 역사 위에서 살고 있으며, 만약 우리가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면 결국 후세에도 똑같은 병폐를 물려줄 것이다.

누군가는 ‘성장주도 주의의 비극’, 또 다른 누군가는 ‘정부의 잘못’이라고 하는 현 상황. 누가 무엇이라 이름 붙이든 간에,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병폐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우리는 배우고, 다시 시도하고 끝내 최선의 해결책을 찾고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 우선은 치고받고 싸울 것이 아니라,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 자기 손으로 일하는 보람을 각자에게 공평하게 갈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정책과 사회적 자본을 마련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가 쌓고 있는 이 성이 젖은 모래가 아닌 온전한 땅 위에서 견고하게 쌓여, 끝내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사태를 근거로 현 정부 혹은 특정 인물을 비판하며 정치적인 잘잘못을 따지려는 의도는 없다. 다만,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전화위복’처럼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해, 모든 국민이 최소한의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받는 ‘더 나은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바랄 뿐이다.

<저작권자 © 창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창원대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