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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휴학을 하며 보낸 시간들
  • 양예은/사회대·국제관계 17
  • 승인 2019.03.04 08:00
  • 호수 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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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도 3월, 나는 복학을 한다. 2017년도에 창원대학교에 입학을 해서 1년 뒤 2018년에 휴학을 했고, 무언가 달라지길 바랐다. 고등학교 때는 휴학하고 세계 일주를 다녀왔더라, 공무원 준비를 해서 붙었더라, 토익을 따고 자격증 준비를 해서 자격증도 땄더라 등 대개 성취감 넘치는 1년 내지는 2년을 보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SNS나 입소문을 통해 접했던 터라 나에게도 무언가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길 소망하며 휴학을 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니 나는 휴학에 대한 어떠한 로망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내 입에서 “나는 휴학하고 ~했어”라고 뽐내며 말할 일은 없었다. 원래 계획은 첫 1년은 여행, 놀고, 먹기 등 원하는 걸 마음껏 하며 즐기는 하루하루를 보내자고 마음먹었고, 남은 1년은 공무원 공부를 준비하자고 스스로 계획해놨지만, 하고 싶은 거 마음껏 하며 즐기는 하루를 보내는 것조차 나는 못 했던 것 같다. 그나마 작년 4월에 간 일본 여행이 나의 휴학 생활에서 가장 뽐낼만한 일이었으니 말이다. 물론 일본 여행은 너무 좋았고, 그 이후에도 계속 여행을 가려고 시도는 했으나, 시도에서 그쳐버렸다. 너무나 겁쟁이였던 탓에, 혼자 가는 여행은 꿈도 꾸지 못했고 그냥 집에서 누에고치처럼 침대에서 꿈틀대며 시간을 날렸다. 허송세월을 보낸 걸 후회하냐고 누군가 나에게 묻는다면, 사실 후회하지 않는다고 대답할 자신은 없다. 공무원 시험 준비 역시, 흐지부지돼버리고 나서 엄마께 복학한다고 말씀드리기 위해 타이밍을 잡는데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결국 복학한다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내며 죄송하다고, 내가 이룬 것 없이 다시 학교에 돌아간다고 말하는 게 부끄럽다고 엄마께 말을 하자, 엄마는 괜찮다며 침대에서 그렇게 놀았으니 열심히 해볼 때도 됐다고, 학교 가서 다시 열심히 해보면 되는 거 아니냐며 위로를 건네셨다. 그렇게 나는 복학을 하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이 글은 후회로 점철되어있다고 해도 할 말이 없다. 하지만 그냥 누군가 나처럼 휴학이라는 것에 대해 어떠한 로망을 갖고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해서 내 안의 무언가가 무너지는 것 같고 나 스스로가 보잘것없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다고 느꼈을 때, 혹은 휴학 중인데 내가 이루려 한 것들이 계획대로 되지 않아 속상할 때 만일 이 글을 본다면 그럴 수도 있다고 다독여주고 싶다. 그냥 후회를 반복하지 않으면 되는 거니까, 다시 쌓아나가자고도 말하고 싶다.

사실 나 스스로에게도 하고픈 말이기도 하다. 사람마다 여러 가지 반환점이 있겠지만 내게는 이번 휴학의 씁쓸함이 반환점이라고 생각한다. 전화위복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성실한 나 자신이 되기 위해 할 수 있다고 꾸준히 마음을 먹으면 뭐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 여러분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게 뭐가 되었든 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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