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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칼럼] 부모가 아닌 자식의 선택이 돼야 한다.
  • 정현진 편집국장
  • 승인 2018.11.12 08:00
  • 호수 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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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참석하는 기자단 대외활동이 있다. 이곳에서는 초·중·고등학생들과 함께하는데, 매달 한 번씩 회의에 참석해 내가 맡은 한 아이가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기사의 틀을 짜주고 기사를 써오면 피드백을 해주는 활동이다.

처음 이 대외활동 회의에 참석했을 때 적잖이 놀랐다. 회의에 참석한 그들은 생각보다 어린 친구들이 대부분이었고 부모님의 도움 없이는 회의 참석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중학생 중에서도 고학년, 또는 고등학생이 위주가 되어 이 활동이 진행되고 초등학생은 몇 명만 오겠지라고 생각했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회의 날 미리 가서 앉아있으면 부모님의 손을 잡고 회의실로 들어오는 아이들의 모습에 내가 과연 어떻게 이 아이들에게 설명을 해줘야할까 저절로 긴장이 됐다.

단순하게 생각 할 만한 거리가 아니다. 직접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고, 사진을 찍은 다음 파일을 전송해야하며 서로 꾸준한 연락을 주고받아야 비로소 기사가 완성되는 것이다. 올해 초부터 지금까지 총 10명이 넘는 아이들을 담당했는데 대부분이 초등학생이었다. 간혹 가다 고등학생이 있기는 했지만 극소수였다. 항상 아이들에게 이런 질문을 했었다. “어떻게 알고 온 거야?”, “꿈이 기자야?” 하지만 되돌아오는 답은 10번 중에 8번 꼴로 “엄마가 가라고 해서요”, “꿈은 아직 안 정했어요”

회의에 오는 아이들은 자기가 지금 왜 여기에 왔는지 제대로 알지도 못한다는 것을 매달 회의를 거치면서 점점 깨닫게 됐다. 물론 꿈은 커가면서 계속 바뀐다. 나 또한 대학을 와서도 뭘 해야 할지 고민에 고민을 하는 중이니까. 하지만 자신의 꿈과는 별개로 과연 지금 앉아 있는 이곳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내가 이곳에서 어떤 것을 배울 수 있는지 정도는 알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부모들은 이러한 활동들이 모여 자신의 자식에게 곧 자산이 될거라 믿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믿음에는 나의 자식이 이 일을 정말 하고 싶어 하는가, 원해서 하는 것인가에 대한 확신이 전제가 돼야 한다. 결국 부모들이 시켜 무작정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해보는 것은 배움의 경험보다 그들이 컸을 때 마주치는 정체성의 혼란으로 돌아올 것이다.

우리나라 부모들에게서 쉽게 볼 수 있는 조기교육의 문화, 남의 자식이 하면 우리자식도 해야 한다는 믿음. 자신의 아이가 정말 자신만의 삶을 살게끔 해주고 싶다면 아직 어리지만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것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결정권과 그로 인한 적성 발견의 시간을 줘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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