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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아버지라는 사람, <사도>
  • 최원창 수습기자
  • 승인 2018.11.12 08:00
  • 호수 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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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아버지와 살갑게 지내는 사이가 아니다. 오히려 남보다 더 어렵고 멀게 느껴지는 분이다. 아버지는 어렸을 때부터 무뚝뚝하고 엄하신 분이었다.

초등학생이었을 때 수영장 탈의실에서 우연히 친구를 만난 적이 있다. 친구는 젖은 수건으로 자신의 아버지를 때리면서 장난을 쳤다. 그리고 그 친구의 아버지도 아주 행복한 표정으로 친구와 함께 장난을 쳤다. 그때 기자는 ‘저렇게 아버지에게 장난을 칠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기자는 그렇게 장난을 치던 친구의 표정, 친구 아버지의 표정이 잊혀지지 않는다. 이날 이후 기자가 가장 부러워했던 사람이 친구같은 아버지가 있는 친구들이었다. 그래서 이제는 이름조차 잘 생각나지 않는 그 친구가 기자는 아직까지도 부럽다.

영화 <사도>는 사도세자와 그의 아버지 영조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다루었다. 사도세자는 영조의 첫째 아들인 효장세자가 9세의 나이로 요절한 7년 뒤에 태어났다. 그때 영조는 41세로 당시로써는 적지 않은 나이였다. 영조는 크게 기뻐했고 사도세자가 태어난 이듬해에 왕세자로 책봉했다.

사도세자는 아주 총명했고 슬기로웠다. 하지만 10여 세 뒤부터 점차 학문을 소홀히 하고 그때부터 아버지와 갈등이 시작된다. 그들은 서로 원하는 것이 달랐고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으며 그들의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 기자는 극 중 사도세자의 ‘내가 바란 것은 아버지의 따듯한 눈길 한 번, 다정한 말 한마디였소’라는 말이 절절히 와닿았다.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많이 울었다. 왜 그렇게 울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사도세자에 진심으로 공감했고, 기자만 생각하고 아버지의 마음을 한 번도 헤아리려고 하지 않았다는 생각에 대한 죄송함에 눈물이 난 거 같다.

나이를 하나둘 먹을수록 아버지를 보는 시선이 달라지는걸 느낀다. 시선이 달라지니 아버지도 완전한 존재가 아닌 기자와 같은 그냥 보통의 사람이었다.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살아온 인생이 있고 아버지의 상황이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아버지는 아버지가 힘들 때 기댈 곳이 없었던 것 같다. 아버지도 얼마나 기댈곳이 필요했을까. 하지만 기자는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려고 하지 않았고 그때그때 아버지를 원망하고 미워하는 이기적인 아들이었다.

이제 아버지에게 다가가고 싶지만 아직 용기가 잘 나지 않는다. 지금보다 좀 더 용기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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