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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생명에게 외모를 잣대 삼는 사회
  • 창원대신문
  • 승인 2018.10.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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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를 인생을 살아가거나 성공하는 데 제일 중요한 것으로 보는 사고방식. 이를 우리는 ‘외모지상주의’라 말한다. 한국 사회에서는 외모지상주의가 매우 만연해있다. “잘생기면 다 돼, 예쁘니까 용서할래” 등과 같이 사람들에게 외모를 잣대로 삼고 호불호를 결정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최근 사람들에게 뿐만 아니라 동물에게까지 이런 외모지상주의가 퍼져나갔다. 온라인 상에서 감동적인 이야기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반려견 ‘짱절미(이하 절미)’에게 이 잣대가 간 것이다. 새끼 강아지일 때부터 SNS로 절미의 일상을 보던 사람들은 최근 올라온 성장한 절미의 모습을 보고 평소와 사뭇 다른 반응을 보였다. “절미가 커져서 좋아요를 누를 때 고민했다, 이제 귀엽지 않다” 등 이었다. 이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이런 반응에 충격을 받아 이를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새끼일 때 귀엽다고 덜컥 키웠다가 성장하니 더 이상 귀엽지 않다고 유기하는 상황들을 빗대며 그들에게 주의를 준 것이다.

SNS상에서 일어난 작은 해프닝처럼 보이지만, 이 상황은 우리 사회에 팽배한 외모지상주의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사람들은 자기만족을 위해, 더 나은 모습이 되기 위해 보톡스를 맞거나 성형수술을 한다. 그러나 자신의 반려동물에게까지 쌍꺼풀 수술, 보톡스 등 강아지 전용 성형수술을 시킨다. 즉,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에게 외모를 잣대 삼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2016년 3월, 호주의 공동연구팀은 무섭거나 못생긴 동물들이 귀여운 동물들에 비해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포유류를 못생김, 보통, 좋음의 3가지 항목으로 분류해 실험을 했다. 그 결과, 못생김에 속한 동물은 다른 동물들보다 학계의 논문이 극히 적었다고 한다. 이 상황은 멸종 위기 동물 보호에서도 큰 영향을 미친다. 사람들의 기준으로 못생겼다고, 귀엽지 않다고 평가받는 동물들은 제대로 보호받을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하프 물범은 보호 대상이 아닌데 단지 유아기 때 외모가 귀엽다는 이유만으로 많은 사람들에 의해 하프 물범을 보호하자는 동물 보호 운동이 일어났었다. 하지만 반대로, 가비알이나 아이아이 같은 멸종위기종 동물들은 못생겼다는 이유로 관심도 받지 못하고 무시당하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아이아이는 외모 때문에 악의 화신으로 각인 돼 현지인들에게 학살까지 당하고 있다.

동물보호 운동의 형태도 동물의 외모에 따라 규모가 다르다. 개체 수가 몇 남지 않은 벌레나 파충류를 보호하자는 운동은 그 규모가 미비한 데 반해, 단순히 주의 등급인데 호감을 주기 쉬운 조류나 포유류의 동물 보호 운동은 규모가 큰 편이다. 이로써 모든 생명에게 외모지상주의가 작용하고 있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

인간의 기준으로 동물을 평가한다는 것은 엄청난 오만이다. 모든 생태계 종은 서로 균형을 이루며 살아가야 하고, 우리는 균형을 지키는 것을 도울 권리가 있다. 하지만 인간의 기준으로 못생겼다고, 귀엽지 않다고 이 균형을 깨버려서는 안 된다. 우리는 다른 종들을 평가할 권리도, 자격도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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