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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칼럼] 글쓰기와 나의 고집
  • 정현진 편집국장
  • 승인 2018.10.29 08:00
  • 호수 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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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생각을 온전히 글에 담아낸다는 것이 쉬워 보이지만 때론 제일 어렵다. 나름 어렸을 때는 나 스스로가 글을 잘 쓴다고 생각했다. 여러 백일장에 나가 상도 타고 학교에서도 선생님들이 칭찬을 해줘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글쓰기에는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이러한 생각에 의구심을 가진 것은 대학교에 입학하고 나서였다. 대학교에 입학하자마자 대학언론사에 들어가고 싶었던 나는 그 중에서도 평소 좋아했던 글쓰기를 발전시키고자 신문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단순히 내 가치관과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 글쓰기에 있어 최고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와 각종 행사들을 본 그대로, 사실만을 담아 전하는 것이 엄청나게 어렵게 다가왔다. 글쓰기는 자유로워야 한다는 나의 의견이 이러한 벽 앞에 부딪히는 것만 같았다.

얼마 전 ‘나는 작가가 되기로 했다’라는 책을 접했다. 책 속 여러 작가 중 한 명인 정희진은 이 책에서 “글쓰기는 몸으로 하는 노동이다”라고 말했다. 정말 내 뒤통수를 한 대 치는 느낌이었다. 지금까지는 단순히 집에 앉아 노트북으로 쓰는 글이 다라고 여겨왔지만 정말 제대로 된 글, 사람들에게 확실한 소식과 그에 담긴 이야기를 전달하려고 할 땐 글을 쓰는 내가 직접 발로 뛰고 알아내고 몸소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정희진은 ‘아는 것을 쓰면 망해요’라고 덧붙인다. 난 항상 내가 아는 것을 바탕으로 글을 써왔다. 그렇기에 내가 모르는 부분이 나오면 무시하고 더 편한 방법으로 글을 쓰려 했다. 그러다보니 글의 분량은 한계가 보였고 결국 결론이 어정쩡한 아주 애매한 글이 완성되는 경우가 많았다. 결코 글쓰기에 나의 생각과 어느 정도의 지식이 어우러져 들어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생각만 잘 정돈되면 10장짜리 원고도 30분 만에 쓸 수 있다는 말이 절대 틀린 것이 아니다. 사람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지식과 내 생각이 앞뒤 딱 떨어진다면 그 글이 나타낼 수 있는 시너지는 무한이다.

‘나 자신에게 새롭고 생소해야 좋은 글이 나온다’라고 정희진은 당부한다. 나에게 있어 글쓰기는 나의 고집이었다. 내가 모르면 내 글을 읽는 사람들도 모를 것이라고 생각했고 지식의 전달보다 내 생각을 집어넣는 것이 더 중요했다. 하지만 재료가 많으면 훌륭한 음식이 나오는 것처럼 새롭지만 많을수록 글은 풍부해질 것이다. 앞으로는 글쓰기를 위한 기본 준비자세, 글에 담을 갖가지 재료들을 직접 찾고 알아내는 습관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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