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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칼럼] 공허함이 주는 무게감
  • 정현진 편집국장
  • 승인 2018.10.08 08:00
  • 호수 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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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함 뒤에 숨겨진 공허함’, 연예인들에게 주로 해당하는 말이다. 많은 팬들에게 좋은 노래를 선물해주는 가수 아이유는 작년 콘서트를 마치면서 특별한 소감을 전했다. 모든 공연을 마친 뒤 느끼는 허무함에 대해서였다.

아이유는 팬들 앞에서 자신이 받은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그 편지를 보낸 사람은 현재 연극배우로 활동하고 있으며 아이유가 의지할 수 있는 소중한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내가 하는 공연은 오늘 막이 올랐고 언제나 그랬듯 훅 지나서 끝나 버릴 거야. 연극 역시 시간의 것이니까. 순간이 지나가면 사라지는 신기루 같은 그런 것이라 그 떠나갈 연극의 순간을 위해서 허무하고 따뜻한 진땀을 빼며 해가는 것이니까.”

이어 자신의 공연을 위해 준비해준 스태프들과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여러분이 공연을 본 뒤 진땀을 흘린 분들의 온기를 잊지 않는다면 전혀 슬프지 않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공연을 통해 가득 채웠던 것들을 비워내야 다시 채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다. 그렇다. ‘공허함을 위해 빼는 진땀’, 그것이 바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자 평생 안고 가야 하는 인생의 길잡이다.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가지만 그 정상에 올랐을 때 느끼는 감정, 성공이라는 그 단어 뒤에 따라오는 공허함은 어쩌면 한 끗 차이일지도 모른다. 연예인 유세윤은 한 프로그램에 나와서 이렇게 고백했다. “항상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며 살았는데 어느 순간 모든 것을 다 이룬 느낌이 공허하더라.”

또 다른 정상을 향하기 위해 고민하고 갈망하는 그 사이에 맞이하는 공허함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살아가는 연예인뿐만 아니라 평범함 나에게도, 당신들에게도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우리는 항상 하나를 갈망하지만 그 하나는 무한하다. 끝이 나면 또 무언가를 갈망하고, 또 다른 곳을 바라본다.

나는 항상 그랬다. 무언가를 가지면 또 다른 하나를 나의 것으로 만들어야 했기에 ‘여유’라는 단어가 어색해졌다. 충분히 쉴 수 있는 시간이었지만 육체의 피곤함보다 정신적인 공허함이 더 참기 어려웠다. 누워있더라도 ‘이제 뭐하지’, ‘내일은 뭘 해야하지’라는 생각이 나를 지배하는 듯 했다. 주변 또래들에 비해 바쁘게 살아오면서 얻은 것이 적지는 않다. 많은 것을 이뤘고 나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위치에 오르게 됐다. 하지만 그 뒤에 숨겨진 공허함, 언제 불쑥 고개 들이밀고 나타날지 모르는 그것이 어느새 내 마음 속 한 곳에 묵직하게 자리 잡고 있다는 사실은 항상 나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힘들어도 좋아하니까 계속 해야지라고 나를 계속 부추기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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