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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간지럽히는 ASMR
  • 김민경 수습기자
  • 승인 2018.10.08 08:00
  • 호수 635
  • 댓글 0

최근 ‘귀’와 ‘오르가즘’을 합성한 귀르가즘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귀르가즘은 소리로 인해 귀로 느끼는 희열을 뜻하는데 최근 청각 자극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귀르가즘을 이용하여 인기를 끌고 있는 컨텐츠가 있는데 바로 ASMR이다. 최근 유튜브와 SNS 상에서 심리적 안정이나 수면 유도에 효과가 있다며 인기를 끌고 있는 ASMR. 지금부터 청각으로부터 느낄 수 있는 힐링, ASMR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ASMR이란

ASMR이라는 용어를 처음 들은 사람들은 영어의 약자인 것을 보고 “의학 용어인가?”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ASMR은 ‘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의 약자로 직역하면 자율 감각 쾌감 작용이다.

‘Autonomous’는 자유의사로 감각을 용이하게 하거나 아예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며, ‘Meridian’은 ‘오르가즘’을 순화한 용어다.

즉 ASMR은 의학 용어가 아닌 그냥 신조어일 뿐이다. 자율 감각 쾌락 반응은 후각적, 시각적, 촉각적, 청각적, 혹은 인지적 자극에 반응하여 나타나는 심리적 안정감이나 쾌감과 같은 감각적 경험을 일컫는 말이다.

ASMR이라는 용어의 유래는 2008년 ‘야후!’에서 만들어진 온라인 토의 그룹들과 미국의 한 건강 사이트에서 ‘누구도 설명할 수 없는 좋은 기분’에 대해 연구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대해 여러 이름을 붙이다 제니퍼 엘런이라는 팟캐스트 진행자가 여러 단어를 조합해 ASMR이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제니퍼 엘런은 ASMR연구 단체를 설립하기도 했다.

 

ASMR의 특징

2010년대 유튜브를 통해 유통되기 시작한 ASMR은 초기엔 “이걸 도대체 왜 듣냐?”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현재 유투브에는 ASMR 관련 컨텐츠만 500만여 개가 넘고 조회수가 200만이 넘는 영상도 존재한다. 그만큼 ASMR의 종류도 다양하다.

ASMR을 느끼게 하는 자극을 트리거라고 하는데 이 종류는 태핑, 이어 블로잉, 상황극, 이팅 사운드등이 보편적이다. 하지만 이제는 다른 분야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ASMR의 종류가 더 다양화되고 더 세분화되고 있다. 초창기 ASMR은 단순히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소리만 들려줬다면 최근 ASMR은 먹방 ASMR, 상담 ASMR, 음식 조리 과정과 같은 영상이나 다른 콘텐츠와 병합하는 등 새로운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ASMR이 유명해지고, 상업화되면서 어설픈 컨텐츠만을 가지고 시장에 뛰어드는 사람들 또한 많아졌다. 열악한 환경이나 좋지 않은 음향으로 인해 저질 ASMR이 탄생했고 귀르가즘은 커녕 불쾌감만 주는 영상들도 업로드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롤플레이 즉 상황극의 경우 ‘납치극’, ‘스토커’, ‘강간’ 등 자극적인 상황을 주제로 한 영상들도 업로드 되고 있다. 하지만 ASMR이 유통되는 특성상 연령이 제한돼 있지 않아 미성년자도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먹방과 ASMR의 만남

우리가 흔히 들을 수 있는 ASMR은 먹방과 결합하기도 한다. 음식 먹는 소리 즉 이팅 사운드를 중점적으로 들려주는 콘텐츠다. 라면을 호로록 먹는 소리, 바삭한 치킨 닭다리를 뜯는 소리 등 먹방과 ASMR이 병합하여 자율 감각 쾌락 반응을 감각적으로 자극한다. 이러한 콘텐츠는 기존의 먹방보다 더 자극적인 방송 진행이 가능해 많은 크리에이터들 사이에서 유행이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바삭’, ‘호로록’과 같은 소리는 단순히 우리의 청각적 즐거움만 주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소리들은 우리가 먹는 음식의 맛을 더 좋게 해주고 포만감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만약 음식을 먹을 때 청각이 분산된다면 음식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할 뿐만 아니라 평소보다 더 과식할 위험이 높다.

최근 먹방 ASMR에서는 평소 접하기 힘든 이색 간식을 먹는 영상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 만들어진 코하쿠토라고 불리는 사탕은 아삭거리면서 씹히는 소리와 보석 같은 생김새 때문에 인기가 많다. 또한, 중국의 전통 간식으로 알려진 탕후루도 예쁜 색감과 바스락거리는 소리 때문에 인기가 많다.

이제 우리도 식사할 때 음식의 즐거운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는 것은 어떨까.

 

ASMR은 듣는 수면제일까?

ASMR이 큰 인기를 끌게 된 이유 중 하나는 수면을 유도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ASMR의 효과와 그 타당성에 대해선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이론적으로 같은 톤과 주기의 반복적인 소리는 사람들에게 안정감을 준다. 엄마 뱃 속의 태아가 규칙적인 심장 박동 소리를 들으며 잠자는 것과 동일한 원리이다.

한 방송사에서는 ASMR이 효과가 있는지 실험자를 대상으로 뇌파 실험을 했다. 그 결과 ASMR이 어느 정도 심리적 안정과 수면 유도에 효과가 있긴 하지만 이는 안정감을 통한 유도일 뿐 ASMR 자체가 직접적으로 수면을 유도하는 건 아니라고 밝혔다.

ASMR 현상에 대해 의학적인 효과가 완전히 입증되진 않았으나 알파파의 활동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14 Hz에서 시작되는 알파파는 두뇌의 완화를 나타내는 지표인데 ASMR을 들으면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ASMR에 대한 확실한 의학적 증거는 아직 없다. ASMR 현상에 대한 연구도 어려운 것이 현재 실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ASMR은 어떻게 본다면 민간요법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ASMR을 통해 불면증이나 불안증이 개선된 사례가 많다는 것만으로도 ASMR은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청취자들의 이야기

강가연(글로벌비즈니스 18)

“잠이 오다가도 밤만 되면 잠이 달아나 새벽 늦게 잠이 들었다. 하루 종일 피곤을 느끼다보니 학교생활에 지장이 생기는 것 같아 고치려고 노력했다. 인터넷에서 잠이 잘 온다고 알려진 호흡법도 따라 해보고 도움 된다는 것은 다 해본 것 같다.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들이라 바로 효과를 느낄 수 없었다. 그 때 친구의 추천으로 처음 asmr을 들게 됐다. 생각보다 효과를 못 본 사람들이 많다고 들었다. 나에게는 불면증을 치료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큰 노래가 아닌 귀를 간지는 듯 조용한 소리가 마음을 편하게 만들었다. 또 asmr에서도 하나의 소리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소리들을 골라 들을 수 있어 지루하지도 않고 매번 새로운 것 같다.”

 

이나형(의류 18)

“평소에 먹방 유튜브를 즐겨보는 편이다. 좋아하던 먹방 유튜버가 먹방을 ASMR과 합쳐서 컨텐츠를 제작했다. 음식 씹는 소리, 삼키는 소리와 같은 미세한 소리들을 들을 수 있어 새로웠다. 그 후로 다른 유튜버들의 ASMR도 들으면서 시간을 많이 보냈다. 많은 사람들이 불면증 치료에도 쓰고 있는 걸로 안다. 하지만 그런 효과를 받은 적은 없는 것 같다. 이어폰을 사용해 외부의 소리를 차단시키고 들으면 효과가 더 좋다고 들었다. 누워서 이어폰을 끼면 답답하기도 하고 선이 엉켜 숙면에 더 불편을 느꼈다. 숙면을 목적으로 하는 ASMR 말고 눈과 귀를 동시에 즐겁게 해주는 것들도 많기에 사람들에 추천해 주고 싶다.”

김민경 수습기자 bedinos@changwon.ac.kr

김민경 수습기자 mggyo@changw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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