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여론 독자마당
차별을 낳는 과한 친절함
  • 지소연/사회대·국제관계 18
  • 승인 2018.09.17 08:00
  • 호수 634
  • 댓글 0

최근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개최한 친정 방문 발대식 봉사를 다녀와 느낀 바를 전하려고 한다. 행사는 결혼 후 한국으로 이주해 왔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워 친정으로 가지 못하는 다문화 가족들을 추석 때 친정으로 보내준다는 취지 아래 개최됐다.

내가 맡은 활동은 다문화 가족분들이 행사 장소로 잘 찾아올 수 있도록 안내해주는 것이었다. 다문화 가족들이 하나둘씩 행사에 참석하기 시작했고, 나는 무엇보다 그들을 안내할 때는 평소보다 더 친절하고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가지고 있었다. 행사가 시작되고 중국인으로 구성된 한 가족이 다문화 가족 대표로 친정 방문을 잘 다녀오겠다는 소감문을 발표하는데 그녀가 한국 어머니로서의 7년 동안의 삶을 살아오는데 어려웠던 고충들을 말하며 눈물을 훔쳤다. 아이들이 커가며 중국인 어머니를 가졌다는 이유로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차별을 받고 놀림을 당했다는 것이었다. 자신은 아이들을 사랑하는 우리나라의 엄마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엄마였는데도 말이다. 어머니의 연설에서 나는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나는 다문화 가족들을 사회적인 약자로 인식했고 내가 과하게 친절을 베풀어야 하는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바로 내가 그들을 이러한 동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야말로 그들과 나의 차이를 두어 차별을 만들어내는 행동이었는데도 말이다.

그들이 한국으로 시집오기 전까지 살았던 나라가 한국보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나라였건, 경제적인 이유로 한국에 왔건 간에 우리는 지금 한국이라는 공동체를 공유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더 그들을 우리와 다른 사람이라고 지정하고 과한 친절함을 보인다면 그것은 그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다. 우리가 다문화 가정을 대해야 하는 시선은 그들이 이 한국에서의 생활을 잘 해나갈 수 있도록 걱정하는 마음이 아닌 우린 다 같은 한국이라는 공동체를 공유한다는 자연스러움이라는 것이다.

행사가 끝나갈 때쯤, 다문화 가정의 한 아이가 나에게 다가와 이번 추석 때 외가댁인 베트남 다낭을 방문한다며 웃으면서 자랑을 했다. 이번엔, 나는 이 아이를 바라볼 때는 그 아이가 차별 없이 잘 클 수 있도록 걱정하는 마음이 아닌 그냥 7살의 천진난만한 아이로서만 귀여워했다. 그냥 이 정도이면 된 것이다. 더 이상의 관심은 독이 될 뿐이다. 우리가 다문화 가정의 아이를 마주할 때면 이 정도 관심이면 된다!

<저작권자 © 창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소연/사회대·국제관계 18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