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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조부모님과 마주하는 시간
  • 박소현/자연대·간호 17
  • 승인 2018.09.03 08:00
  • 호수 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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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조부모님께 전화는 자주 드리는가? 사이가 어색하지 않는가? 이틀 전, 나는 할머니의 관심어린 질문들에 어색함을 느낀 손자, 손녀들이 단답식 답변만 하고 스마트 폰에만 열중했다는 기사를 읽고 떠오른 질문이다. 기사 속의 손자, 손녀들이 마치 명절의 내 모습과 비슷했기 때문이었다. 할머니 집을 나설 때면 다음에는 할머니께 말을 더 붙여봐야지 싶다가도 다시 만나면 쉽게 말이 나오지 않아 당신께 늘 죄송한 마음이 있었다. 할머니께서는 사투리가 심하신 편이고, 틀니를 끼고 계시기 때문에 발음이 좋지 않으셔서 내가 말씀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할머니께 연락을 먼저 드린 적도 별로 없었고, 할머니 집에 찾아간 날도 일 년에 열 손가락을 꼽을 정도였다. 오랜만에 만나면 할 얘기가 많이 쌓여있을 텐데, 할머니께 말을 먼저 건네려고 하면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에 어색함을 느꼈다.

나의 이러한 모습을 조금씩 바뀐것은 작년, 봉사 동아리 가노에서 할머니께 매주 전화를 드리는 봉사활동을 하게 된 이후였다. 얼굴도 모르는 상태에서 할머니께 전화를 드리며 어떤 주제로 말을 건네면 좋을까 고민했었다. 하지만 할머니의 손자에 대한 질문을 드리자 손자 분의 장점, 특기까지 답해주셨다. 말문을 튼 이후로 할머니의 일상, 젊은 시절의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었다. 그러자 시골에 계신 내 할머니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한 번도 보지 못한 할머니와도 대화를 하며 이 분의 젊은 시절과 근황을 알고 있는데, 정작 왜 내 할머니와는 대화를 잘 못하는가 반성을 하게 된 것이다. 요새는 한 달에 한 번은 할머니와 통화를 나누고, 뵙게 되면 먼저 질문도 많이 하며, 스마트 폰은 최대한 보지 않으려고 한다. 처음에는 의무적으로 대화를 하려는 건 아닌가 걱정했었지만, 이제는 손도 잡고 웃으며 대화하기도 한다. 세대차이, 청각 문제로 인한 소통에서의 거리감도 서로를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 있다면 깊은 유대관계로 바꿀 수 있는 것이다.

누군가의 할머니, 할아버지는 훨씬 이전에 젊고 건강했던 시절이 있었고, 시간이 흘러 이제 인생의 마지막을 향해 가는 길에 있다. 조부모님과 있을 때 스마트 폰을 보기보다 얼굴을 마주하고 먼저 가벼운 얘기부터 꺼내 당신들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어떨까? 존중감과 애정에서 비롯한 노력으로 대화를 주고 받다보면 조부모님의 연륜에서 배움을 얻기도 할 것이며 유대관계를 쌓아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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