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여론 칼럼
[냠냠사거리] 나의 첫 자유여행 그리고 콩불
  • 김민경 수습기자
  • 승인 2018.05.14 08:00
  • 호수 630
  • 댓글 0
콩나물 불고기 볶음이 읶길 기다린다.

고등학교 시절 기자는 친구와 단둘이 무작정 서울로 여행을 떠났었던 적이 있다. 즉흥적으로 떠난 여행인지라 얼마 안 되는 경비로 2박 3일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친구와 나는 보고 싶은 곳, 가고 싶은 곳이 많았기에 라면으로 매 끼니를 때울 수밖에 없었지만 한참 성장기였던 우리에게는 너무 고역이었다.

젊은 날의 객기로 부모님께 손 벌리지 않고 서울에 다녀오겠다던 우리는 라면이 아닌 다른 무언가를 먹고 싶다는 집념 하나만으로 부모님께 연락했다. 구걸 아닌 구걸을 통해 우리는 마지막 날의 여행 경비를 받게 되었다. 받은 돈에서 차비를 빼고 남은 돈으로 우리는 호화로운 식사를 하리라 마음먹었다.

서울 자유여행은 처음인지라 길을 잃기 일쑤여서 우리는 보이는 가까운 식당에 들어가기로 마음먹었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던 찰나에 우리는 형형색색의 식당들 사이에 벽돌로 지어진 식당을 봤다. 우리는 망설임 없이 식당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 식당이 바로 ‘콩불’이었다.

콩불이란 식당 이름이기도 하지만 주 메뉴인 ‘콩나물 불고기 볶음’의 콩나물과 불고기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말이기도 하다. 아삭한 콩나물의 식감과 매콤한 소스가 곁들어진 불고기의 조화는 누가 먹어도 반하지 않을 수 없다. 이틀 동안 라면만 먹으면서 끼니를 때웠던 우리는 콩나물 불고기 볶음을 진수성찬이라며 허겁지겁 먹었다. 이날 콩나물 불고기 볶음을 먹고 볶아 먹은 밥은 아직도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그렇게 나의 첫 서울 자유여행은 마무리가 되었고 나의 객기 어린 도전과 콩불은 내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듯했다. 시간이 흘러 대학에 온 뒤 동기들과 점심을 먹으러 우연히 콩불에 갔다. 매콤한 콩나물 불고기 볶음이 입에 들어가는 순간 잊고 있었던 나의 객기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어렸을 때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항상 실행에 옮겼었는데 성인이 된 이후에는 남들의 시선,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같은 이유로 도전하는 태도를 지양하며 사는 것 같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어렸을 적 멋모르고 했던 행동들이 내 인생의 소중한 경험이 된 것 같다. 앞으로는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단 실패를 경험 삼아 더 높은 이상을 향해 도전하는 자세를 가지고 살아가야 할 것 같다.

<저작권자 © 창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민경 수습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