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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회용품 그대로 보기만 할 것인가
  • 이차리 편집국장
  • 승인 2018.04.16 08:00
  • 호수 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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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이후 수업에 들어오는 다수의 학생 손에는 종이나 플라스틱으로 된 일회용 컵이 들려있다. 식사 후 입가심하고자 들리는 카페에서 들고 온 것이 일상적인 학교의 풍경이 됐다. 환경부에 따르면 연간 일회용 컵 사용량은 약 260억 개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7000만 개가 소비되는 것이다.

국내 커피산업의 급성장으로 테이크아웃용 등 일회용 컵 사용량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정부는 일회용 컵 사용량을 억제하기 위해 2003년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를 시행했다. 하지만 이 제도는 2008년 사라졌다. 이때 식품 접객업이나 집단급식소에서도 일회용 종이컵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한 규제가 같이 사라졌다. 1인 가구의 증가로 소비행태가 변한 것도 일회용 컵 사용량이 늘어나는 이유로 꼽힌다. 단지 편하기 때문에 일회용 컵 사용량이 늘어났지만, 결국 환경 문제를 일으켰다. 회수·처리가 잘 안 되는 일회용 컵으로 인해 도시 미관의 훼손은 물론이고, 재활용 가능 자원이 낭비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대책은 17개 커피전문점·패스트푸드점과 ‘일회용 컵 줄이기’ 자발적 협약에 머물렀다.

중국이 지난해 말 재활용 폐기물 수입을 대폭 줄이겠다 밝히고, 결국 수도권 일부 지역 재활용품 수거 업체들이 폐비닐과 페트병 등을 거둬가지 않아 ‘재활용품 수거대란’이 일어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독일 다음으로 한국이 두 번째로 재활용률이 높다고 하나, 이는 우리 사회가 재활용 쓰레기를 얼마나 무분별하게 배출했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한국 재활용 시스템이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음을 알 수 있다. 중국의 수입금지로 지난 1~2월 중국으로 수출한 폐플라스틱이 2017년 같은 기간보다 92%나 줄었다. 연간 19~20만 t의 폐플라스틱을 중국으로 수출했으나,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매년 폐플라스틱 18만 t이 국내에 쌓이게 된다.

일정 규모가 넘는 상점에서 일회용 비닐봉지를 무상 제공하지 못하게 했지만, 사용량은 계속 늘어난다. 국내에서 2003년 일회용 비닐봉지가 125억 장 사용됐으나 2015년에는 211억 장 사용됐다. 한국인의 1인당 비닐봉지 사용량은 핀란드의 100배, 아일랜드의 20배로 엄청난 양에 달한다.

중국은 2013년에도 일부 폐자재를 6개월가량 수입하지 않았다. 이후 유럽국은 비닐봉지와 플라스틱을 줄이는 정책을 만들었다.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는 지난 1월 2042년까지 불필요한 플라스틱 쓰레기를 모두 없앤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프랑스는 2020년부터 플라스틱 제품이나 비닐봉지와 같이 썩지 않는 일회용 제품의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모두 중국의 쓰레기 수거 금지 여파와 관련 있다.

수도권 지역에서 다시 비닐과 플라스틱을 수거하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자원순환구조를 바꾸는 기회로 삼아, 폐기물량 자체를 줄어야 할 때이다. 과거 정부에서 완화한 규제를 다시 높여야 할 필요가 있다. 식사 후 입가심을 위해 들린 카페, 지금 주문한 우리의 커피가, 음료가 환경오염에 한몫함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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