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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 칼럼] 기존 화폐에게 검은 물 들이는 가상화폐
  • 이차리 편집국장
  • 승인 2018.04.16 08:00
  • 호수 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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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인간에게 교환이란 본성과도 같은 것’이라 말했다. 과거의 인간은 물물교환 시장에서 그 본성을 충족시켰다. 하지만 초기 물물교환 시장에서 거래하기 힘든 계층이 생기고, 국가에선 이들 모두를 충족하기 위해 희소성 있는 금을 활용해 거래하도록 하며 화폐가 탄생한다. 그리고 지금에 와선 물물교환에서 화폐를 사용한다. 여기서 ‘화폐’란 상품 교환 가치의 척도로, 그것의 교환을 매개하는 일반화된 수단을 뜻한다. 즉 상품의 가치를 나타내어 지급 기능을 가진 교환수단이다. 화폐의 본질은 별것이 아닌 것처럼 보이나, 국가의 성장 과정에서 국가 권력이 개입되고 국가가 관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하지만 21세기 인터넷이 발달하고 기존 화폐와 달리 정부나 중앙은행, 금융기관의 개입 없어도 개인 간 빠르고 안전한 거래가 가능한 가상화폐가 등장한다. 가상화폐는 실물이 없고, 온라인에서 거래되는 통화로 기성 화폐와 달리 최대 발행량이 한정돼 있다. 문제는 국가가 경제를 조절하기 위해 만든 수단인 화폐를, 온라인에서 가상으로 만들어진 화폐들이 그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점이다. 그래서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국제결제은행(BIS) 사무총장은 “암호화폐가 화폐이긴 하지만 화폐의 기본 정의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가상화폐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가상화폐가 언론에 본격적으로 보도되고, 가격이 상승하자 너도나도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든다. 자본주의에 있어 그 본질은 이윤 창출이며, 그러기 위해 사람들은 투자 또는 투기한다. 투자냐 투기를 떠나 가상화폐 시장에 발 담근 많은 사람은 자본주의의 본질에 따를 뿐이다. 가상화폐의 등락 폭을 보면 주식 그래프와 비슷해 보인다. 둘의 차이는 경제의 흐름과 증권시장에서 형성되는 주가지수를 파악해 미래를 예측하고 투자의 성격을 띠는 주식과 달리, 가상화폐는 어떠한 지수도 없어 미래 예측이 불가하여, 그 예측 가능성에 있다. 결국, 가상화폐는 실체가 없고 분석할 수 없는 자산이어서, 투기적일 수밖에 없다.

경영학에서 투기도 투자로 보지만, 경제학에서는 생산이 아닌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하면 투기로 본다. 현재 가상화폐 시장에 들어간 사람은 모두 투기를 하고 있으며, 투기에 따른 소득 차이는 사회적 박탈감을 유발한다. 투자 종목의 등락에 따라 자살하는 사람이 심심찮게 나오기도 한다. 결국, 건전한 사회를 뒤흔들어 병든 사회를 만들게 된다. 아직은 가상화폐의 발생량이 적어 여러 국가에서 이를 규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기본적인 화폐의 정의에서 벗어나 사회에 검은 물 들이는 가상화폐는 정부의 관리를 받아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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