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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환상의 교집합, <업>
  • 황태영/사회대·신문방송 15
  • 승인 2018.04.16 08:00
  • 호수 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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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에서 ‘풍선’의 등장은 늘 들뜨고 설레는 거였다. 생일파티, 축제, 그리고 각종 기념일. 행복한 날이면 날마다 풍선이 단골손님으로 등장한다. 동방신기의 노래 <풍선>에는 ‘지나 가버린 어린 시절엔 풍선을 타고 날아가는 예쁜 꿈도 꾸었지’라는 가사도 나온다. 이처럼 풍선을 생각하면 자연히 동심, 꿈과 같은 말랑말랑한 단어가 함께 떠오른다.

하지만 바야흐로 2018년. 현실은 팍팍하기만 하다. 몸뚱이 하나도 풍선을 타고 쉽게 날아갈 수 없다. 그런데 여기 놀랍게도 무려 집이 통째로 풍선에 매달려 날아가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그 이름도 설레는, 영화 <업>! 주인공인 할아버지 ‘칼’은 아내와 함께 파라다이스 폭포에 가는 게 평생 꿈이었다. 하지만 아내는 꿈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고, 칼만 혼자 남는다. 그렇게 아내와의 추억이 가득 깃든 집에서 살던 칼에게 뜻밖의 시련이 찾아오게 된다.

결국, 칼은 늦게라도 꿈을 이루고자 오래된 집에 헬륨 풍선을 가득 매달고 모험을 떠난다. 그런데 역시나 우리의 인생이라는 것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우연’이라는 장치를 선사한다. 칼의 모험에는 우연히 천진난만한 어린아이인 러셀이 동참하게 되고, 연이어 예상치 못했던 여러 사건이 펼쳐진다.

영화를 보는 내내 당신의 머릿속에는 이러한 생각이 맴돌 것이다. ‘과연 칼은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만약 꿈을 이룬다면, 칼은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할까?’. 누구나 살아가면서 꿈 하나 정도는 꾸게 된다. 그 꿈이 뭔지 스스로 선연하게 알고 있을 수도, 모르고 있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심지어 그 꿈을 이뤘는지 자각하지 못할 수도 있다. 영화 <업>은 우리의 인생에서 ‘꿈’이라는 것이 어떠한 의미로 존재하는지 보여준다. 나아가 우리가 꿈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한다.

시작은 고집스러운 칼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하며 그의 꿈을 가볍게 표현한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칼의 꿈은 희망이라는 옷을 입었다가, 현실이라는 옷을 입었다가 하며 변화한다. 종착지에서는 꿈을 그 어느 것보다도 현실적이면서도 환상적인 방법으로 그려진다. 어쩌면 현실과 환상은 그 교집합이 존재하지 않는 것만 같다. 하지만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쯤에 머릿속엔 환상이, 마음속엔 현실의 잔상이 진하게 남아있을 것이다. 따뜻한 봄날, 팍팍한 날들을 살아가며 잔뜩 쌓아둔 업(業) 대신, 업(up)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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