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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여서 느낄 수 있는 것들
  • 신현솔 기자
  • 승인 2018.04.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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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인들은 예로부터 물체와 물체 사이의 관계를 중요시했다. 물체는 주변의 기로 구성되어 있다고 믿어왔기 때문이다. 이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도 비슷하게 형성됐다. 우리는 누군가의 영향을 받고, 누군가의 보살핌과 사랑, 혹은 증오와 미움을 받으며 살아오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우리들은 항상 누군가와 ‘함께’여야 했다. 아주 어릴 때부터 같이 등교할 친구가 있어야 했고, 같이 밥을 먹을 친구가 있어야 했고, 같이 영화를 봐 줄 친구가 있어야 했다. 혼자서 이 모든 걸 하기엔 스스로 너무 어색했을, 혹은 망설였을 경험이 대부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기자는 혼자 하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 오히려 좋아하는 편이다. 하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주변의 시선이 스스로가 어색해지게끔 했다. 생각해보면 기자가 이상한 것이 아닌 그들이 이상한 것이었다. 혼자 하는 것에 몸서리치는 그들이 말이다.

이를 깨달은 건 오래되지 않았다. 그리고 깨달은 후부터 기자는 혼자여서 느낄 수 있는 것들을 마음껏 만끽하기 시작했다. 올해 3월 중순쯤, 기자는 서포터즈 활동을 하러 혼자 서울을 올라갔다. 기자를 챙겨주는 사람은 없었다. 비행기도 혼자 타야 했고, 길치였지만 혼자 길을 찾아야 했고, 밥 역시 모두 혼자 해결해야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좋았다. 혼자여서 무서웠지만, 혼자여서 좋았다. 함께였다면 느낄 수 없는 것들을 느꼈고, 모든 선택은 기자에게서 비롯됐으며 잠깐 쉬고 싶으면 누구에게 묻지 않고 쉬었고 그냥 끌리는 곳을 돌아다녔다. 말을 붙일 곳이 없어서 주변 환경을 더 살폈고, 기자가 피곤하면 입을 다물고 조용히 쉴 수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서울에서 창원으로 돌아오는 기차 안이었다. 4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기자는 혼자 앉아있어야 했다. 어떻게 보면 힘든 일이었지만, 그 시간 동안 기자는 창밖의 풍경을 사진으로 담고, 자고 싶을 때 자고, 받아 온 수료증을 손에 쥐고 뿌듯한 표정을 마음껏 지을 수 있었다. 듣고 싶은 노래도 들으며 남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시간. 그 시간이 기자에겐 소중했다.

사람들은 여유를 너무 먼 곳에서 찾곤 한다. 자신들에겐 여유가 없다고 너무 바쁘다고 신세 한탄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점심시간에 나를 위해 혼자 밥 한 끼 먹는 것도 본인에게 여유가 될 수 있다. 가까이에서 소소하게 찾는 자신만의 행복. 그 행복은 자신이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이제는 ‘함께’의 행복보다는 ‘혼자’의 행복도 스스로 찾아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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