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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찾고 있나요? 나의 리틀 포레스트
  • 김유정/자연대·간호 16
  • 승인 2018.04.02 08:00
  • 호수 6228
  • 댓글 0

“바쁘게 살아도 달라지는 것은 없더라”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주인공 ‘혜원’이 말한 푸념이다. 혜원은 고향인 시골을 떠나 서울로 상경하여 임용고시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현대사회의 바쁜 삶을 살아가는 청춘이다. 밥 먹을 시간도 주지 않는 아르바이트 때문에 손님이 없을 때 몰래 삼각김밥을 먹다가 손님이 들어오면 게눈 감추듯 삼키고, 고시공부를 위해 간편 도시락을 꺼냈지만 금방 상해버려 쓰레기통으로 집어 던져야 했다. 결국 ‘배고파서’ 혜원이 자신이 살던 고향으로 되돌아오며 영화는 시작된다.

<리틀 포레스트>의 줄거리를 말하자면 솔직히 말할 줄거리가 없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그저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는’ 영화이다. 이런 이야기가 영화로 쓰일 만큼 특별하나 싶겠지만,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는 당연한 삶을 특별하게 여기고 동경하고 있다. 액션이 만무 하는 사건·사고와 사랑으로 포장하는 불륜과 치정이 범람하는 영화(영화뿐만이 아닌 현실)에서 무공해 청정지역 유기농 곡물 같은 <리틀 포레스트>는 쉴 새 없이 뛰어가는 우리에게 다가와 조금 늦어도 괜찮으니 잠시 쉬었다 가라고 넌지시 얘기한다.

혜원이 이끌어나가는 <리틀 포레스트>의 삶은 우리가 사는 도시의 생활과 확연하게 다르다. 레토로트, 인스턴트 같은 간편 식품이 즐비하는 도시 생활을 떠나 1년 내내 키운 작물로 밥을 짓는 생활. 바로 앞에 편의점과 대형마트가 즐비한 도시와 달리 생활용품을 한 번 사려면 자전거를 타고 한 두시간을 가야 읍내에 도착하는 번거로운 생활이다. 그러나 농촌에서 나는 모든 것들은 시간과 정성을 들여 어렵게 가진 것이기에 어디 하나 버릴 것이 없는 소중한 존재다. 잠시 쉬었다가 가려던 혜원은 결국 겨울, 봄, 여름, 가을 한 해를 모두 보내게 된다.

그러나 리틀 포레스트에서의 생활이 마냥 즐겁고 행복하지는 않다. 비바람으로 혜원은 1년 동안 키워온 벼가 모두 쓰러진 것을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고, 사과 농사를 짓던 친구 재하의 과수원은 성한 사과를 볼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그 누구를 원망하거나 좌절하지 않는다. ‘원래 농사는 이렇다’는 생각으로 오히려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개의치 않는 주인공들의 태도는 현대 사회를 사는 우리에게 교훈을 주면서도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기회를 주는 리틀 포레스트가 새삼 판타지였구나’라고 느끼게 된다.

숲이 아닌 나무 한 그루라도 좋으니 당신들이 진정으로 쉴 수 있는 장소를, 혹은 존재를 찾으시길. 그리하여 힘들고 지칠 때 언제든지 돌아가 행복하길. 당신은 찾고 있나요? 나의 리틀 포레스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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