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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OO : 그들이 입을 열다
  • 정현진 기자
  • 승인 2018.03.19 08:00
  • 호수 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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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SNS상에서 제일 인기 있는 해시태그는 바로 ‘#MeToo’다. ‘나도 당했다’라는 뜻을 담고 있는 해시태그로서 자신이 겪었던 성범죄를 고백하고 그 심각성을 알리는 것을 말한다. 이 현상은 우리대학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상당히 큰 이슈를 불러왔다. 이렇게 확산된 ‘미투운동(Me Too Movement)’은 사람들 틈에 가려져 있어 알지 못했던 비밀들을 하나둘씩 파헤치고 있다.

 

#MeToo의 시작과 현재

 

미투운동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외국의 사례를 살펴보면 미국 할리우드의 유명제작사인 하비 웨인스타인 성추문 사건이 도화선이 됐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30여년 가까이 배우, 모델, 직장동료 등 가리지 않고 성추행을 했다고 한다.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고 영화배우 알리사 밀라노는 2017년 10월 15일 아직 알려지지 않은 성범죄들을 세상에 공개할 수 있도록 ‘나도 피해자다(Me Too)’라는 문구를 제안했다. 이후 24시간 만에 약 50만 명이 넘는 사람이 리트윗을 하며 지지를 표했고, 8만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자신의 성폭행 경험담을 폭로했다.

우리나라의 경우를 살펴보자. 올해 1월 말 서지현 검사는 JTBC 뉴스룸에 나와 8년 전인 2010년에 당했던 성추행을 폭로했고 이 사건은 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조직, 단체 속에서 성추행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었지만 이렇게 직접 피해자가 나와 자신이 과거에 당한 일을 고백하고 가해자를 밝히는 일은 꽤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해외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피해자들이 당당하게 입을 열 수 있는 미투운동이 시작되면서 문화 및 예술 분야, 영화계, 정치계에서도 숨겨져 있던 사실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윤택 연출가, 고은 시인, 故조민기 배우 겸 교수, 조재현 배우, 안희정 충남지사 등 연예인부터 각계 유명인까지 하루가 멀다하고 폭로되는 성범죄의 가해자들. 매일 아침 반복되듯이 뉴스에 나오는 가해자들의 이름을 보면서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혼자가 아닌 다수의 용기

 

지금 우리나라의 분위기는 상당히 변화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성범죄를 당한 피해자는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수 없었다. 용기를 내어 고백해도 묻히기 일쑤였고 오히려 가해자 대신 2차, 3차 피해를 안고가야만 했다. 대부분의 가해자 뒤에는 권력이 존재한다. 그 권력으로 피해자를 압박했으며 피해자는 그 권력 앞에 자신의 인권을 박탈당했다.

하지만 미투운동은 그 흐름을 바꿨다. 미투운동을 통한 고백들은 우리나라에서 피해자들이 얼마나 고통을 겪었는지, 또 그 피해를 계속 안고가야 하는 슬픈 현실을 보여준다. 더 이상 피해자들은 숨을 이유가 없다. 그 대신 자신에게 피해를 안겨준 가해자들을 고발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미투운동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가. 미투운동의 본질은 피해자가 혼자가 아닌, 다같이 도와줄 수 있는 ‘연대의식’이 가장 크다. 앞서 말한 서지현 검사가 8년을 참고 지내다 결국 용기를 내어 고백한 것은 또 다른 사람들에게도 고백할 수 있는 용기가 됐다. 피해자가 오랜시간 고통받았던 자신이 당했던 일을 세상에 알려도 또 다른 불이익을 받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희망과 이제야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는 조그만 기쁨의 씨앗이 싹틀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는 것이 바로 미투운동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다.

 

가해자들 처벌은 어떻게

 

미투운동으로 밝혀진 가해자들은 조사를 통해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강간일 경우 형법 제297조에 의해 3년 이상의 유기징역, 강제추행일 경우 형법 제298조에 의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하지만 여기서 자세히 살펴봐야할 것이 있다. 과거 형법에서는 ‘친고죄’라는 것이 존재했다. 이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조사가 들어가는 범죄를 말하는데 2013년 6월에 친고죄 규정은 폐지됐다. 그리하여 지금은 피해자의 고소가 없더라도 형사처벌을 할 수 있지만 만일 성범죄 피해사실이 2013년 6월 이전에 발생한 것이라면 여전히 친고죄의 적용을 받게 된다. 따라서 범인을 안 날로부터 1년 안에 고소를 해야 처벌이 가능하다.

또한 강간, 강제추행과 같은 성범죄는 10년의 공소시효가 적용된다.(19세 미만의 아동 및 청소년을 강간, 강제추행 했을 경우 공소시효는 15년이 적용) 미투운동으로 가해자가 밝혀질 시, 2018년을 기준으로 10년 전에 벌어진 강간, 강제추행은 안타깝게도 처벌의 대상이 될 수가 없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달 26일(월)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미투운동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앞으로 활발한 수사활동을 통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응답자 중 96%의 사람들이 “만연해 있는 성폭력문제를 어떤 식으로든 개선해야한다”라고 말하며 미투운동에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즉 지금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미투운동이 단순한 양심고백을 넘어서서 성폭력문제의 뿌리를 뽑고 왜곡된 성문화를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운동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라도, 그 언제라도 피해자들이 당당해질 수 있을 때까지 미투운동은 계속 돼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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